신문은 선생님
[철학·인문학 이야기] 생성형 AI가 글도 써주는 시대
'인간 저자'는 어떻게 살아남을까
입력 : 2025.05.20 03:30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읽고 쓰는 일은 어떨까요? 이미 AI를 통해 길고 복잡한 텍스트를 요약해 읽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좋은 도구가 있는데도 이를 쓰지 않고 수작업만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지요. 혼자 할 때보다 AI를 사용할 때 내용을 훨씬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면 이를 당연히 써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생성형 AI와 함께 하는 읽고 쓰기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의 저자 김성우는 언어학자입니다. 저자는 생성형 AI 시대의 읽기와 쓰기는 홀로 하는 작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어떤 주제를 놓고 여러 사람이 토론했다고 해봅시다. AI는 토론 내용을 금방 요약해 냅니다. 이 내용을 계속 다듬어 나가면 하나의 글이 나오겠지요. 토론 참여자들이 '공동 저자'가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사람이 아닌 존재들이 참여한 읽기와 쓰기도 가능해요. 예를 들어, 동물의 감정과 표현에 대한 지식을 AI가 갖고 있다면 이를 인간의 언어로 번역해 줄 테니까요. 생성형 AI는 사람들이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맞춤형 접근 방법을 내놓기도 합니다. 글이 편한 이들에게는 텍스트로, 그림이나 도표가 빠르게 다가오는 사람들에게는 그래픽으로 내용을 바꿔 주지요. 듣는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음성으로 설명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에 대한 불안감도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기계가 나보다 더 잘 읽고 쓴다면 나는 세상에서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지요. 그래서 저자는 '자기만의 무엇'을 끊임없이 찾고 그것을 드러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정해진 형식에 따라 이미 알려진 내용만 쓰는 건 AI가 더 잘할 테니까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남다른 무엇을 펼쳐낼 때에야 비로소 '저자'로 인정받겠지요.
생성형 AI 시대엔 결과가 아닌 과정을 다지는 데도 충실히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는 읽고 쓰는 과정에서 배우고 깨달으며 성장합니다. AI에 명령을 내리는 것만으로는 성장의 폭이 크지 않을 거예요.
생성형 AI와 함께 하는 읽기와 쓰기는 어느덧 이미 우리의 현실이 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바람직한 적응과 변화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