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5분간 주식 거래 멈추겠습니다"…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진정해' 신호래요

입력 : 2025.05.07 03:30 | 수정 : 2025.05.07 04:12

사이드카

지난달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모니터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어요. 이날 코스피 선물 지수가 5%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됐어요. /뉴스1
지난달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모니터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어요. 이날 코스피 선물 지수가 5% 급락하며 사이드카가 발동됐어요. /뉴스1
Q. 얼마 전 뉴스 화면에 '사이드카 발동'이라는 자막이 크게 나오는 걸 봤어요. 코스피 지수가 급락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었다고 하더라고요. 대체 사이드카가 뭔가요?

A. 사이드카는 주식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거나 떨어질 때 이를 막는 수단이랍니다. 사이드카(sidecar)는 원래 오토바이 옆에 달린 작은 보조차를 뜻하는데, 주식시장에선 보조 안전장치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죠. 1987년 10월 19일, 하루 만에 주가가 22% 이상 폭락한 '블랙 먼데이' 사태를 계기로 미국에서 시작돼 1996년 우리나라에도 도입됐습니다.

'사이드카'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선물(先物)' 개념을 알아야 해요. 제가 배추 농사를 짓는 농부라고 해볼게요. 올해는 배추 가격이 한 포기에 100원도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래서 미리 좋은 가격으로 팔기로 약속했으면 좋겠어요.

반대로 여러분은 김치 회사 사장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올해 배추 가격이 한 포기에 1000원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수확 시기가 오기 전에 합리적인 가격에 사기로 미리 약속해두고 싶어요.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게 '선물'입니다. 당장 실물을 주고받지 않아도, 미래 일정 시점의 가격을 미리 정해놓고 거래를 하겠다고 약속하는 거예요.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미리 얼마에 사고팔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데, 이를 선물 거래라고 합니다. 사이드카는 주식 선물 가격에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이를 막기 위해 주식 현물 시장의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중단시키는 거예요.

거래량이 많은 주식의 전날 마감 가격과 비교해 각각 5%(코스피) 혹은 6%(코스닥) 이상 오르거나 내리는 상황이 1분간 지속될 때 프로그램 매매가 5분간 중단됩니다. 주식 선물 가격이 요동치면, 주식을 현물로 사고파는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급격한 가격 변동이 있으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해지니까, "침착해, 진정해"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5분이 지나면 사이드카는 자동으로 풀립니다. 하루에 한 번만 발동할 수 있어요.

주식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고 내리는 걸 막는 안전장치로 '서킷 브레이커'라는 것도 있습니다. 사이드카가 '경계경보'라면, 서킷 브레이커는 상황이 더 심각할 때 발동되는 '공습경보'에 비유할 수 있어요.

서킷 브레이커는 세 단계로 나눠 적용해요. 종합주가지수가 전날 마감 가격보다 각각 8%, 15%, 20% 하락할 때입니다.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1단계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해서 모든 주식 매매를 20분간 중단시킵니다. 15% 이상 변동하면 2단계 서킷 브레이커를 걸어 매매를 다시 20분 정지시켜요. 20% 이상 변동하면 3단계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해 그날 거래를 종료합니다.
김나영 양정중 교사·경제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