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AI 사용으로 전력량 폭증… 우주에도 데이터센터 짓는대요
입력 : 2025.05.06 03:30
우주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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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유재일
우주는 지구보다 훨씬 많은 태양 에너지를 받을 수 있어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고, 냉각 효율도 높아 서버 과열을 줄일 수 있어요. 오늘은 데이터센터가 우주에서 어떻게 운용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서버 '냉각 기술'이 핵심
데이터센터는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 통신 장비, 저장 장치 등이 설치된 대형 시설을 말해요. 웹사이트나 기업, 정부 등이 사용하는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수천~수만 대의 서버(고성능 컴퓨터)가 모여 있는 곳이지요.
통계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세계에는 약 1만 개의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검색하거나 영상을 보는 그 순간에도, 이 데이터센터들이 끊임없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고 있는 거예요.
흔히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라고 해요. 서버 수만 대가 동시에 작동하다 보니 소비 전력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죠.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22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한 전력 소비량이 460테라와트시(TWh)나 돼요. 지구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2%에 해당하는 양이죠. 이런 에너지 사용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세계적 흐름에 큰 부담이 될 수 있죠.
또한 데이터센터는 작동 중 30도가 넘는 열을 발생시켜요. 서버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정밀 전자 장비라, 부품이 과열로 손상되지 않도록 온도를 20~25도 사이로 유지해야 해요. 이 냉각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의 최대 50%가 사용됩니다. 열을 식히기 위해 대량의 물도 필요하죠. 결국 인공지능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식히느냐'가 기술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어요.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 얻어
데이터센터는 냉각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주변 지역의 온도를 높이는 '열섬 현상'을 유발하기도 해요. 전자파와 소음 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서, 데이터센터 건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바닷속이나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거죠.
지난 3월 미국의 데이터센터 기업인 '론스타 데이터 홀딩스'는 달 착륙선에 책 크기 정도의 소형 데이터센터를 실어 발사하는 데 성공했어요. 이 실험의 목적은 우주 환경에서 데이터센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시스템이 중단된 뒤에도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었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답니다.
이 기업은 달 궤도에 소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에요. 거대한 건물을 통째로 우주에 쏘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컴퓨터를 탑재한 위성 여러 개를 달 궤도에 발사한 다음 이를 모듈 방식으로 서로 연결해 하나의 데이터센터처럼 작동하게 하는 구조예요.
이 우주 데이터센터는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얻어요. 우주에서는 태양 에너지를 끊김 없이 공급받을 수 있어,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죠. 또 다른 특징은 냉각에 필요한 전력량이 많지 않다는 거예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은 데이터센터 위성 내부에 설치된 '히트 파이프(heat pipe)' 시스템을 통해 영하 270도의 우주로 방출되죠.
위성 연결해 '클라우드' 운영
그렇다면 우주 데이터센터의 데이터는 어떻게 지구로 전송될까요? 지금도 많은 위성은 지구 주변을 돌며 날씨나 항로, 해양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어요. 이렇게 모은 정보는 위성이 전파를 이용해 지상에 있는 중계국으로 보냅니다. 중계국은 위성에서 받은 전파 신호를 다시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처리해요. 데이터 용량이 크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얻기까지 수십 분에서 몇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아요.
반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에요. 우주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여러 위성이 서로 연결돼 '클라우드' 시스템처럼 작동하고, 그 안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며 요약까지 하는 '데이터 공장' 기능도 갖고 있죠. 전자기파의 일종인 전파를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시설 유지에 사용되는 전기를 제외하면 전송에 필요한 전력량도 크지 않아요.
먼저 일반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는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는 근처 위성으로 전달됩니다. 이 위성은 지상의 데이터센터처럼 작동해서, 받은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요. 예를 들어, 위성 사진 수천 장 중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역만 골라내고 나머지는 걸러내는 식이에요. 이렇게 요약된 데이터는 용량이 훨씬 작아지고, 지상으로 전송하는 시간도 1분 안팎으로 줄어듭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어요. 데이터를 처리할 컴퓨터 서버, 대형 태양광 패널 등을 우주로 보내려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어요. 또 우주는 강한 방사선이 있고 온도 변화 또한 극심해 고장이 잘 날 수 있는 데다가 수리도 어렵죠.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가 본격적으로 이용되기까진 10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