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바다거북 중 가장 작아… 번식기 땐 수천 마리가 육지로 상륙한대요
입력 : 2025.04.16 03:30
올리브바다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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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브바다거북은 바다거북 중 가장 몸집이 작아요. 알을 낳을 때 수백~수천 마리의 거북이 모여들죠. /Christine Figgener(Texas A& M University)
세계적으로 총 일곱 종류의 바다거북이 있는데요. 올리브바다거북의 등딱지 길이는 70㎝예요. 가장 큰 바다거북인 장수거북(등딱지 길이 2.4m)의 3분의 1도 안 되죠. 이름처럼 다 자라면 등딱지가 짙은 올리브색을 띤답니다. 바다거북들은 종류별로 등딱지 무늬가 제각각인데요. 올리브바다거북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머리에서 꼬리 방향으로 세로 세 줄, 가로 다섯~아홉 줄씩 줄무늬가 있어요. 대부분의 바다거북처럼 올리브바다거북 역시 태평양·인도양·대서양 등 큰 바다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데요. 대서양에선 서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사이 바다에서만 발견된대요. 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잇는 북대서양에선 보기 어렵다는 얘기죠.
그런데 어느 바다에서 발견되느냐에 따라 생김새가 조금씩 다르대요. 가령 서아프리카 쪽에 사는 녀석들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크고요. 태평양 동쪽에 서식하는 녀석들은 등딱지가 상대적으로 더 높이 솟아 있고, 대부분 등딱지에 가로로 다섯 줄이 나 있대요. 대서양 서쪽에 사는 녀석들일수록 몸 색깔은 더 밝아요.
바다거북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귀소본능인데요. 몸에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것처럼 자기가 알껍데기를 깨고 나온 바닷가를 찾아내 그곳에서 알을 낳죠.
올리브바다거북의 번식 장면은 유독 유난스럽답니다. 평생을 바다에서 살며 땅에 올라갈 일이라곤 알을 낳을 때 정도인데요. 이때 수백~수천 마리의 거북이 모래사장에 모여들어 구덩이를 파고 50~200개 알을 낳죠. 바다거북은 보통 알을 다 낳으면 그 위에 뒷발로 모래를 덮어요. 그런데 한정된 지역에 갑자기 많은 거북이 몰려들다 보니 이 과정에서 다른 거북이 이미 알을 낳아 놓은 구덩이를 파헤치고 자기 알을 낳는 경우가 벌어지기도 해요.
이렇게 암컷들이 집단으로 상륙하는 시기는 해마다 제각각이어서 예측이 어렵대요. 과학자들은 달의 주기, 바람, 암컷의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상륙 시기가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올리브바다거북은 번식기에 수천 마리가 땅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사람과 포식자의 눈에 잘 띄어요. 2017년엔 우리나라 동해에서 죽은 올리브바다거북이 발견되면서 우리 바다에도 살고 있다는 게 확인됐고, 다른 바다거북 네 종류(매부리·붉은·장수·푸른)에 이어 해양보호생물로 공식 지정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