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공부의 왕도는 '메모·필기·요약' "따분함 견디고 매일 꾸준해야"
입력 : 2025.04.14 03:30
책벌레의 공부
공부는 왜 해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공부는 어렵고 힘들고 지루하기 마련인데 어떤 사람들은 공부하는 게 즐겁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중국학을 연구하는 이인호 한양대 교수가 쓴 이 책은 공부와 독서에 관해 옛사람들이 남긴 글을 소개하고 해설합니다. 저자 자신의 공부와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수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중국의 유학자 주자의 말이 눈길을 확 끕니다. '배우는 자는 따분함과 고생을 견뎌야 한다.'
주자의 말을 더 들어보면, 요즘 사람들은 공부한다면서 즉시 시작하지 않고 항상 미루려 한다고 지적합니다. 저자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공부를 미루어서는 안 된다' 함은 매일 정해놓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가 난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마치 식사와 같습니다.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꾸준히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이지, 하루는 한 끼만 폭식하고 하루는 아예 안 먹고 또 하루는 네 끼, 다섯 끼 먹고 하면 몸이 망가집니다.
'배우고 싶으나 시간이 없다는 사람은 막상 시간이 있어도 역시 배우지 못한다.' 기원전 중국 한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철학 책이자 백과사전인 '회남자'에 나오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부끄러워졌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지하철로 등하교 혹은 출퇴근할 때 스마트폰으로 오디오북을 듣는다거나 전자책 등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여하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으니 공부하고 독서하는 데 시간 없다는 핑계는 대지 말라는 것입니다.
11세기 중국 송나라 학자 장재는 새롭게 깨달은 바가 있으면 곧 글로 적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기록하여 기억하지 않으면 생각이 막힌다는 것이지요. 책을 읽다가도 역시 깨달음이 있으면 즉시 메모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위대한 저서는 메모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비슷한 말을 중국 근대 사상가 양계초가 남겼습니다. 양계초는 독서법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늘 "책을 읽을 때 필기나 요점 정리를 하라"고 대답했다는 것이지요. 이 방법은 귀찮기도 하고 번거롭지만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메모하고 필기하고 요약하는 것이야말로 공부와 독서의 왕도라는 것입니다. 요즘엔 스마트폰 메모장에 정리할 수도 있겠습니다.
공부의 목적은 정말 다양합니다. 대학 입학이나 취업을 위한 공부, 공인된 자격을 얻기 위한 공부, 그냥 좋아하는 분야에 관해 취미 삼아 하는 공부 등. 학교를 졸업했다고 공부가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 모든 공부에서 어떤 확실한 비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결국 꾸준히 성실하게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이 비법 아닌 비법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