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겁먹고 땅 속에 머리 파묻는 타조? 사실은 알 돌보기 위해서래요

입력 : 2025.04.02 03:30 | 수정 : 2025.04.02 03:35

타조

타조는 생후 3~4년이 되면 완전한 어른이 되지요. 수컷(왼쪽)은 검은색과 흰색 깃털을, 암컷(가운데·오른쪽)은 갈회색 깃털을 갖고 있어요. /위키피디아
타조는 생후 3~4년이 되면 완전한 어른이 되지요. 수컷(왼쪽)은 검은색과 흰색 깃털을, 암컷(가운데·오른쪽)은 갈회색 깃털을 갖고 있어요. /위키피디아
얼마 전 경기도 시흥의 타조 농장에서 탈출한 타조가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를 질주하다 마취총을 맞고 붙잡히는 일이 있었어요. 자동차들이 타조와 부딪치지 않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줄이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죠. 우리에게 타조는 광활한 아프리카 초원이나 동물원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익숙한데요. 사실 타조는 축산법에 소·돼지·닭·오리 등과 함께 엄연히 가축으로 규정돼 있답니다.

타조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무거운 새예요. 다 자란 수컷의 경우 키는 2.7m에 이르고, 몸무게는 130㎏까지 나가요. 야생 타조는 지금 아프리카에서만 볼 수 있지만 과거엔 중동이나 인도에도 있었어요. 잘 알려진 대로 타조는 펭귄과 더불어 날지 못하는 새예요. 과학자들은 타조도 예전에는 다른 새들처럼 날았지만 육상 생활에 적응하면서 비행 기능이 퇴화된 것으로 보고 있어요.

타조는 대신 다른 능력을 발달시켰는데, 대표적인 게 달리기랍니다. 타조는 시속 7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어요. 이때 한 번 내닫는 거리가 4m에 이르죠. 이런 속도로 5분 넘게 달릴 수 있을 만큼 지구력도 뛰어나요. 기다란 목과 왕방울만 한 눈 덕분에 먼 거리에서도 자신을 노리는 포식자를 빨리 알아챌 수 있답니다.

타조와 관련된 이야기 중에 '천적을 만나면 겁에 질려서 머리를 모래 속에 파묻는다'는 말이 있어요. 이 때문에 덩치만 크고 겁도 많고 어리석은 새라는 이미지가 생겨났는데요. 이는 사실이 아니랍니다. 타조가 간혹 머리를 땅속에 파묻는 것은 맞지만, 이는 무언가를 무서워해서가 아니라 구덩이 속에 있는 알이 순조롭게 부화할 수 있도록 하나하나 돌보기 위해서예요.

짝짓기 철이 되면 수컷은 검은색과 흰색 깃털이 난 꼬리를 부채처럼 활짝 펼친 뒤 흔들며 암컷을 유혹해요. 수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컷과 짝을 짓고 암컷들은 한 둥지에 모여 알을 낳는데요. 이렇게 모인 알이 많게는 쉰 개를 훌쩍 넘기도 해요. 부모 타조는 알을 정성스럽게 돌보는데, 이를 보고 오해해 '겁 많은 바보 새'라는 편견이 생겨난 거죠.

42~46일 정도 지나면 닭만 한 새끼 타조가 알 껍질을 깨고 나와요. 부모 타조는 새끼들이 뙤약볕에 노출되지 않도록 날개를 활짝 펴서 파라솔 역할을 해줘요. 정성스러운 보살핌 속에 새끼 타조는 부화 후 1년이 되면 부모 타조와 비슷한 크기로 자라나요. 그리고 생후 3~4년이 되면 완전한 어른이 되지요. 수컷은 검은색과 흰색 깃털을, 암컷은 갈회색 깃털을 갖게 된답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