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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과학] 4000년 전 멸종한 매머드… 복원 위해 '털북숭이 쥐' 만들었죠

입력 : 2025.04.0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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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동물 복원

/그래픽=진봉기
/그래픽=진봉기
최근 약 4000년 전 멸종한 '매머드'의 털을 가진 쥐가 나타나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어요. 이 쥐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쥐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북슬북슬한 황토색 털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고, 그 길이는 일반 쥐보다 3배나 길었답니다.

하지만 이 털북숭이 쥐는 우연히 나타난 것은 아니에요. 미국 생명과학 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매머드 특성을 갖고 있는 쥐를 만들어낸 것이죠. 이 기업은 앞으로 실제 매머드를 복원하는 것이 목표랍니다. 이미 사라진 동물들을 어떻게 되살릴 수 있는 걸까요?

생태계 복구 위해 매머드 복원해요

매머드는 약 400만 년 전부터 4000년 전까지 지구에 살았던 동물이에요. 코끼리와 비슷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몸길이는 4m, 높이는 3~4m이고, 몸무게는 6~8t 정도로 엄청 컸대요. 코가 매우 길고, 코 양쪽 옆에는 먹이를 구하거나 싸움을 할 때 쓰는 뾰족하고 긴 상아가 나 있는 게 특징이지요. 두꺼운 털과 피부의 지방층 덕분에 매머드는 추운 지역에서도 체온을 유지하며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와 인간의 사냥 때문에 멸종했다고 알려졌답니다.

한동안 잊혔던 매머드가 최근 다시 나타났어요. 지구 온난화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속에 언 채로 묻혀 있던 매머드 사체가 발견되고 있는 거예요. 영구 동토층은 여름에도 녹지 않고 1년 내내 얼어있는 땅을 말해요. 썩지 않고 잘 보존된 덕에 과학자들은 매머드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매머드 복원을 시도하고 있답니다.

과학자들은 왜 매머드를 복원하려고 할까요? 멸종 동물 복원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인간 활동으로 파괴된 생태계 복원이라고 해요. 매머드는 초원 지역에 서식하는 초식 동물이었어요. 이들이 풀을 먹어 치우면서 식물들이 무분별하게 자라는 걸 막고 여러 식물이 자랄 공간이 생겼죠. 또 매머드의 배설물은 식물들엔 좋은 영양분이 됐어요. 매머드를 복원하면 매머드와 함께 생태계도 재생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또 멸종 동물 복원 기술이 개발되면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지키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유전자 가위로 '매머드 털 쥐' 만들었죠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매머드를 복원하기 위해 매머드 유전자를 다른 동물에 이식하는 방식을 생각해 냈어요. 매머드와 비슷한 코끼리를 이용하면 가장 좋을 거예요. 그런데 코끼리로 실험하기 전에 결과가 빨리 나오는 쥐를 대상으로 진행했어요.

연구팀은 우선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 썩지 않고 보존된 매머드 수십 마리 사체에서 매머드 유전자를 채취했어요. 이후 매머드의 특징적인 유전자가 무엇인지 코끼리 유전자와 비교하며 분석했죠. 그 결과 매머드 고유의 털 길이, 색깔, 피부 지방층 두께 등과 관련 있는 유전자 10개를 찾아냈어요.

다음으로 과학자들은 '유전자 가위'를 사용했습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하면 마치 가위를 쓰는 것처럼 특정 유전자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다른 유전자를 넣어 원하는 유전자를 만들 수 있지요. 유전자 가위는 편집을 원하는 특정 DNA를 찾아가 결합하는 '가이드 RNA(리보핵산)'와 결합된 DNA를 잘라내는 '캐스(Cas)9 단백질'로 구성돼요. 이 기술로 쥐의 유전자에 매머드의 유전자를 끼워 넣는 '편집'을 한 거죠. 연구진은 쥐의 수정란 유전자를 편집한 뒤 암컷 쥐의 몸에 집어넣어서 자라게 했습니다. 연구팀은 2028년까지 첫 매머드 새끼를 탄생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멸종 동물, 현재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매머드뿐 아니라 멸종 동물을 복원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호주 과학자들은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태즈메이니아호랑이' 복원을 진행하고 있지요.

이 동물은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 때문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수백 년 전 인도양의 모리셔스섬에 살다가 멸종된 '도도새' 복원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이 동물들을 복원하는 건 모두 매머드 복원과 원리가 같아요. 사체에서 유전자 정보를 수집한 뒤 유전 구조가 비슷한 친척뻘 동물에게 유전자를 이식하는 방식이죠.

현재 멸종 동물 복원에는 유전자 편집 기술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어요. 멸종된 동물 사체에서 세포핵만 추출해 다른 동물의 난자에 넣어 수정란을 만드는 '클로닝' 방식 등이 대표적이죠.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복원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고, 이런 방식으로 태어난 새로운 생명체가 현재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거든요. 과거에 살았던 멸종 동물이 현재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문제입니다.

복원에 성공하더라도 해당 동물을 과거 멸종했던 동물로 볼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으니까요. 복원 연구를 위해 희생되는 동물도 많기에 연구 윤리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요.
이윤선 과학 칼럼니스트 기획·구성=윤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