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85] '갈갈이'와 '갈가리'

입력 : 2025.03.12 03:30
[예쁜 말 바른 말] [385] '갈갈이'와 '갈가리'
*'갈갈이 찢기는 시리아…이스라엘·튀르키예에 영토 점령 당해'

*포탄에 맞은 나무들은 갈갈이 찢기고 부러져 있었다.


위 문장에 나온 '갈갈이'는 틀린 표현입니다. '갈가리'로 고쳐 써야 해요. 앞니로 생무를 갈던 개그 코너가 유행해서인지 '갈가리'를 '갈갈이'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갈갈이 톱니', '타일 갈갈이'와 같이 잘못된 상품 광고 문구도 많이 보이죠.

'갈가리'는 '가리가리'의 준말로 '여러 가닥으로 갈라지거나 찢어진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예를 들면 '종이를 갈가리 찢어 버렸다'와 같이 사용하지요. 유의어는 갈기갈기, 산산조각, 조각조각 등이 있어요. 앞쪽의 '가리'가 '갈'로 줄어들어 '갈가리'가 된 것인데요. 갖가지(가지가지), 골고루(고루고루)와 같이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단어는 앞말을 줄여 쓰는 경우랍니다.

'갈갈이'는 다음 해 농사에 대비해 가을에 논밭을 미리 갈아 두는 일인 '가을갈이'의 축약어예요.

<예문>

―친구의 무성의한 사과 편지를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었다.

―토양을 뒤집어엎는 갈갈이는 그 속에 있던 잡초 뿌리와 해충을 죽게 만든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