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84] '아지랑이'와 '가시랭이'

입력 : 2025.03.05 03:30 | 수정 : 2025.03.05 03:53
[예쁜 말 바른 말] [384] '아지랑이'와 '가시랭이'
*오늘은 겨울잠을 자던 벌레, 개구리가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경칩입니다. 들판에서 아지랭이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봄 풍경이 성큼 다가왔어요.

*그는 보리 가시랑이만큼이나 까칠하게 세상을 보려고 하는 사람이다.


위 문장에서 틀린 말을 찾아보세요. '아지랭이'를 '아지랑이'로, '가시랑이'를 '가시랭이'로 고쳐야 합니다.

'아지랑이'는 햇살이 강하게 내리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현상을 말해요. '아물아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다'와 같이 쓰지요. '아지랭이'라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아지랑이'만 표준어랍니다.

'가시랭이'는 풀이나 나무의 가시 부스러기를 뜻하는 말로 유의어는 '가시'예요. '가시랭이'의 의미로 '가스라기, 가스랑이, 까치랑이'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가시랭이'만 표준어입니다. 관련 속담으로 '보리 가시랭이가 까다로우냐 괭이 가시랭이가 까다로우냐'라는 말이 있는데요. 까칠까칠한 보리 이삭과 거칠게 일어난 고양이 잔털처럼 성미가 까다롭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표현이랍니다.

[예문]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들판에 노란 산수유꽃이 화사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농업 박물관을 둘러보시던 할아버지가 보리 베기를 할 때 땀범벅이 된 팔다리에 가시랭이가 달라붙어 힘들었던 어린 시절 얘기를 들려주셨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