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왜 공룡 이름은 다 이상하게 지었을까… 엉뚱하지만 중요한 호기심 담겼죠
입력 : 2025.02.24 03:30
| 수정 : 2025.02.24 03:57
과학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
이정모 지음|출판사 정은문고|가격 1만8000원
이정모 지음|출판사 정은문고|가격 1만8000원
인간이 다른 생명체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여기에 많은 대답이 있습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호모 파베르), 말할 줄 안다는 것(호모 로퀜스), 종교를 믿는다는 것(호모 렐리기우스) 등등이죠. 요즘엔 휴대전화 없이는 못 산다는 점에서 호모 텔레포니쿠스라는 말도 생겼다 합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인간은 질문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끊임없이 말이지요.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 여기지 않고 '뭐지' '왜' '어떻게' 등등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은 호모 쿠아에로(질문하다)입니다.
저자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울시립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의 관장을 지냈습니다. 책은 저자가 이메일로나 강연 중에 받았던 많은 질문 가운데 흥미로운 것들을 가려 뽑아 대답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공룡 이름은 왜 다 이상하죠?" 이런 질문도 받았다는데 엉뚱해 보이기는 하지만 공룡 이름들을 떠올려 보면 그럴듯한 질문입니다. 브라키오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티라노사우루스…. 공룡 이름들엔 어떤 규칙이라도 있는 걸까요?
저자에 따르면 공룡 이름이 특이하게 보이는 까닭은 인간과 함께 살지 않기에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일반 명칭이 없고, 과학자들이 부르는 학명(學名)만 쓰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별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거지요. 예컨대 벼의 학명은 오리자사티바, 꿀벌은 아피스멜리페라, 호랑이는 판테라티그리스입니다. 그런 학명을 우리가 평소에 쓰지는 않지요.
저자가 고등학교에서 강연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무엇일까요. 바로 "우주에 외계인이 살까요?"입니다. 우리 은하 안에는 태양 같은 별이 1000억개가 넘고, 그중 태양처럼 행성을 가진 별도 수없이 많다고 합니다. 그중 생명체가 있는 행성도 무수히 많을 것이고 인간처럼 고도로 지적인 존재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만날 수 없다고 합니다. 우주는 너무 넓고 행성 간의 거리는 너무 멀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70개 넘는 질문과 그에 대한 간결하지만 정확한 대답이 실려 있습니다. 평소엔 궁금하지 않다가, 질문을 들으면 나도 괜히 궁금해지는 물음들입니다. '발톱도 쓰임새가 있나요?' '나이 들면 왜 똥배가 나오나요?' '녹음된 내 목소리, 왜 낯설게 들릴까요?' '펭귄은 왜 발이 얼지 않나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호기심을 인간의 본성으로 여겼습니다. 무언가에 호기심을 느끼고 질문을 던지는 것.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면서 인류의 문명이 발전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호기심이 멈추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호기심을 느끼는 대상이나 주제는 무엇인가요? 책 속 질문들처럼 각자 호기심 목록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