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산불 그치자 홍수 덮친 美 캘리포니아… 늘어난 산불이 기후 변화 가속한대요
입력 : 2025.02.19 03:30
LA산불과 이상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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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일대를 휩쓴 산불의 모습. 지구 온난화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로이터 연합뉴스
캘리포니아 남부는 사실 작년 초에도 폭우가 내려 물바다가 됐습니다. '대기의 강'이라고 불리는 기상 현상 때문이지요. 대기의 강이란 지상에서 수㎞ 상공에 좁고 기다란 띠 모양으로 형성되는 수증기의 이동 통로입니다. 마치 하늘에 떠 있는 강과 같지요. 대기의 강은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중위도 지역으로 운반하는데, 최근 지구온난화로 수분 증발량이 늘어나며 수증기 함유량이 늘었어요. 이 대기의 강이 캘리포니아에 도달하면 인근 산맥과 부딪쳐 많은 강수를 유발합니다.
최근 LA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은 기후변화의 악순환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캘리포니아 지역엔 폭우가 내렸고, 많은 강수량 덕에 평소보다 식물들이 많이 자랐습니다. 그리고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며 이 식물들은 불에 타기 좋은 연료가 되어버린 것이죠.
여기에 '엘니뇨'와 '라니냐'가 겹치며 가뭄과 홍수, 대형 산불이 더욱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태평양 적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해수면 온도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합니다. 엘니뇨는 페루 연안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높아지는 현상으로, 세계적으로 이상기후를 초래하지요.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대기 중 수증기와 열이 증가하면서 대류 활동을 활발하게 해요. 이는 제트기류의 위치와 강도에 영향을 줘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평소보다 많은 비와 홍수를 유발합니다.
반대로 라니냐는 페루 연안의 수온이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는 현상을 말해요. 라니냐 역시 제트기류에 영향을 미쳐 일부 지역에 가뭄을 초래합니다. 엘니뇨와 라니냐가 반복되면 식생의 성장과 건조화를 반복시켜 산불 위험을 높이지요. 최근 지구온난화로 엘니뇨와 라니냐가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 LA 산불은 여기에 시속 160㎞에 달하는 '샌타애나 강풍'까지 더해져 소방관들조차 통제할 수 없는 대형 화재로 발달했습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대형 산불이 관찰되는 빈도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요. 특히 지구 기온이 상승할수록 수분 증발량이 크게 늘어나고, 토양 수분은 급격히 감소해 산불 위험이 커집니다. 이렇게 늘어난 산불은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됩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거대한 저장고 역할을 하는 숲이 파괴되기 때문이지요. 지난 LA 산불은 우리에게 기후변화 대응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