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응원하는 지역·사업에 기부하고 답례품 받아…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돼요

입력 : 2024.12.26 03:30

고향 사랑 기부제

/일러스트=백형선
/일러스트=백형선
Q. 12월 들어 여러 지자체에서 고향 사랑 기부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는 걸 봤어요. 지자체는 왜 우리에게서 기부금을 받으려는 걸까요?

A. 연말이 되면 작은 금액이라도 뜻깊은 일에 쓰이길 바라며 기부할 곳을 찾게 됩니다. 기부처로는 대개 자선단체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지난해부터는 기부를 통해 고향이나 지역 사업 등을 도울 길이 열렸어요. '고향 사랑 기부제'가 도입되었기 때문이죠.

고향 사랑 기부제는 전국 지자체 중 원하는 곳을 정해 기부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기부 방법을 살펴볼까요? 먼저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고향사랑e음'이나 국민은행, 위기브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플랫폼에 접속해요. 그리고 돕고 싶은 지자체를 선택한 뒤 기부금을 내면 돼요. 단 현재 주민등록 주소지는 기부처로 지정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경기도 화성시라면, 경기도와 화성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자체에 기부할 수 있어요.

돕고 싶은 특정 사업에만 기부금을 쓰도록 지정할 수도 있어요. 현재 전남 곡성군의 소아과 전문의 구인, 충남 청양군의 탁구 꿈나무들 국가대표 도전 같은 사업들이 지정 기부 대상으로 올라와 있어요.

고향 사랑 기부를 하면 쏠쏠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정부는 기부금 10만원까지는 연말정산에서 전액 세액공제를 해줘요. 쉽게 말해 연말까지 지역에 10만원을 기부하면 올해 내야 할 세금에서 10만원을 깎아주는 거죠.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16.5%에 해당하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요. 기부를 받은 지자체에서는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 포인트를 제공해요. 기부자는 포인트를 지역 특산물이나 관광지 입장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죠.

지자체들은 왜 고향 사랑 기부를 받으려고 노력하는 걸까요? 그건 지방에 사는 인구가 줄면서 지자체 세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지방재정에 보탬이 되는 새로운 세외 수입원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생겼죠. 지자체마다 기부자에게 보낼 답례품을 만들면서 향토 기업에 일자리가 생기는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요.

고향 사랑 기부제는 일본의 고향 납세제를 참고해 만들었어요. 일본은 우리보다 10여 년 앞서 지방 소멸 현상을 경험했는데요. 2006년 홋카이도 유바리시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을 신청한 뒤 지방재정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죠. 또 대도시에서 일하며 세금을 내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늘었어요. 그러자 일본은 원하는 지자체를 정해 기부금을 내는 고향 납세제를 2008년 도입했죠.

다사다난했던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연말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평소 응원하는 지역을 돕고 특색 있는 답례품까지 받아 가는 건 어떨까요?

연유진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제이야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