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춤'을 사랑하는 작가들이 쓴 청소년 소설… 춤추는 주인공 보며 진정한 꿈 찾아봐요

입력 : 2024.12.23 03:30
[재밌다, 이 책!] '춤'을 사랑하는 작가들이 쓴 청소년 소설… 춤추는 주인공 보며 진정한 꿈 찾아봐요
환상의 댄스 배틀

김설아 외 지음|해노아이 그림|출판사 책담|가격 1만4000원

춤은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감정을 발산시키고, 억눌린 마음을 해방시켜주지요. 때로는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끄는 강력한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춤'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꿈, 갈등, 그리고 성장을 담은 다섯 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돼 있어요. 다섯 명의 작가가 각자의 경험을 담아, 주인공들이 춤을 통해 진정한 꿈을 발견하고 문제를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지요.

어린 시절 댄서가 꿈이었던 김설아 작가가 쓴 '춤추는 동전'은 주인공 '행복'의 성장 스토리예요. 행복은 아버지의 기대와 기쁨에 부응하기 위해 피아노를 연습해요. 그러다 우연히 노숙자에게 받은 금색 동전이 그를 무인 코인 댄스방으로 이끌었고, 행복은 거기서 춤을 추며 진정한 기쁨을 느낍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건 춤이에요. 저는 춤을 추고 싶어요"라는 행복의 고백은 독자들로 하여금 가슴속에 품고 있는 열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줍니다.

실제 아이돌 연습생이었던 정재희 작가의 '유성우가 내리는 날'은 리듬체조 선수였던 '서아'를 중심으로 펼쳐져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춤과 말을 잃어버린 서아가 시골에서 만난 소년과의 탭 댄스를 통해 점점 치유되고,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정재희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서툴러도 괜찮아, 실수해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위로를 전합니다.

박훌륭 작가의 '꿈을 꾸며'는 춤을 좋아하는 쌍둥이 형제 '민수'와 '현수'가 주인공이에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춤 대신 공부에 전념하던 현수가 갑작스럽게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민수를 대신해 오디션 무대에 서게 되는 이야기랍니다.

발레를 배우고 있다는 조은정 작가의 '비 플러스'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지만 체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현이'의 이야기를 담았어요. 발레 연습 장면이 섬세하게 묘사된 문장들이 매력적인데요. 이 단편 소설은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아름다운 외모의 기준과 진정한 아름다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게 해줍니다. 다이어트 약의 유혹을 극복하는 현이를 통해, 작가는 꿈을 이루는 데 중요한 건 외적인 완벽함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는 메시지를 독자에게 전달하지요.

최하나 작가의 '걸 파이터'는 평범한 자신이 싫은 '민서'의 이야기입니다. 민서는 춤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무대 위에서 빛나는 경험을 하며 성장하지요. 학교 소풍, 체육대회, 장기자랑 등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꿈을 키워가는 민서의 모습은 끝없는 도전과 열정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춤을 사랑하는 작가들이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 글을 쓴 만큼, 춤추는 주인공들에 대한 묘사가 현실적이고 생동감 넘칩니다. 댄스 경연의 긴장감과 무대 위에서 느껴지는 여러 감정들, 발레 동작의 디테일 등이 문장에 잘 녹아 있어요. 그 덕분에 독자들은 마치 주인공과 함께 춤을 추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지요. 책을 읽으며 춤과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