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황량한 툰드라 지역에 사는 토끼… 계절마다 털 색깔이 바뀐대요
입력 : 2024.12.11 03:30
북극토끼
- ▲ 북극토끼는 눈 오는 겨울엔 털이 흰색이에요. 그러다 땅이 드러나는 봄이 되면 털이 갈회색으로 바뀐대요. /위키피디아
북극토끼가 사는 땅을 '툰드라'라고도 하는데요. 아주 짧은 봄과 여름철을 제외하곤 눈과 얼음으로 꽁꽁 얼어붙은 땅이에요. 북극토끼는 지구에서 가장 거칠고 황량한 땅에 사는 토끼인 셈이죠. 북극토끼의 몸은 이런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적응해왔답니다. 우선 두툼한 털가죽은 눈처럼 흰색이에요. 그 덕에 북극곰·늑대·북극여우·눈올빼미 같은 천적들의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답니다. 그런데 여름철이 돼서 눈이 녹아 땅이 드러나고 풀이 돋으면 이에 맞춰 털도 갈회색 등으로 바뀐답니다. 두툼하던 털가죽도 한결 얇아지죠. 하지만 꼬리만큼은 색이 변하지 않고 1년 내내 흰색을 유지해요. 북극토끼의 귀는 따뜻한 지역에 사는 토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에요. 작은 귀는 추운 날씨 속에서 체온이 발산되는 걸 막아주죠. 북극곰과 북극여우 역시 남쪽에 사는 다른 곰과 여우에 비해 귀가 작아요.
북극토끼는 양옆을 향한 눈으로 전방뿐 아니라 후방까지 볼 수 있어요. 가만히 앉아서 360도 방향에서 천적이 오는지 파악할 수 있는 거죠. 검은 눈썹은 '선글라스' 역할을 해줘요. 햇빛이 눈과 얼음에 반사되며 나오는 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주거든요. 천적 눈에 띄어 쫓길 때는 시속 60㎞까지 속도를 내요. 넓고 평평한 뒷발바닥은 눈 위를 걸을 때 발이 빠지지 않게 해줘요.
북극토끼가 두 발로 일어서서 깡총깡총 점프하는 모습은 캥거루를 연상케 해요. 앞발의 튼튼한 발톱으로 눈을 판 뒤 그 아래 자라는 이끼를 찾아 먹는답니다. 풀과 산딸기 등을 먹을 수 있는 시기는 여름철 잠깐뿐이고, 나머지 시기엔 이끼를 찾아 먹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후각도 아주 좋아요.
북극토끼는 많게는 수백 마리까지 무리를 이루고 살아요. 하얀 눈밭에 몸을 잔뜩 웅크린 북극토끼들이 모여있는 장면을 멀리서 보면 마치 눈뭉치가 옹기종기 놓여있는 것처럼 보이죠.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에 맞춰 한배에 많게는 새끼 여덟 마리가 태어나는데요.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라 가을 무렵이면 이미 어미와 비슷한 몸집으로 자라죠. 이듬해가 되면 번식도 할 수 있고요.
북극권에 사는 원주민들에게 북극토끼는 오랫동안 고기와 가죽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존재였죠. 원주민들은 거친 기후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북극토끼를 인내심과 적응력, 그리고 '부활'의 상징으로 여겨왔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