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영화 속 라이온 킹 절친 '품바'… 실제로는 사자 먹잇감이래요
입력 : 2024.12.04 03:30
혹멧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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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멧돼지는 다른 멧돼지보다 위쪽 송곳니가 길어요. 등은 사자의 갈기처럼 생긴 털로 덮여 있답니다. /위키피디아
멧돼지는 뛰어난 적응력과 강인한 생존력으로 세계 곳곳에서 번성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혹멧돼지는 탁 트인 벌판이 많은 아프리카 사바나의 환경에 맞춰 진화해왔어요. 몸길이는 최장 1.5m, 어깨높이는 최고 85㎝로 우리나라 멧돼지와 비슷한데 두드러진 차이점이 몇 가지 있답니다.
혹멧돼지는 눈 아래 양 볼에 커다란 혹이 한 쌍, 그리고 주둥이 위에 좀 더 작은 혹이 또 한 쌍 솟아있어요. 이 혹은 피부가 부풀어 오른 것으로 특히 수컷에게 잘 나타나죠. 과학자들은 이 혹이 수컷들이 암컷을 두고 힘겨루기를 하며 얼굴을 맞부딪칠 때 다치지 않도록 완충재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보고 있죠. 우리나라에 사는 멧돼지도 다 자라면 입 밖으로 송곳니가 삐져나오는데, 혹멧돼지는 이런 모습이 더 두드러져요. 30㎝까지 자라는 기다란 위쪽 송곳니는 구부러져 있고, 약 13㎝까지 자라는 짧은 아래 송곳니는 일직선이에요.
혹멧돼지의 등에는 사자의 갈기를 연상시키는 기다란 털이 돋아있어요. 특히 다리는 다른 멧돼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편인데요. 이런 길쭉한 다리 때문에 최대 시속 55㎞까지 속도를 낼 수 있어요. '스피드'는 혹멧돼지의 생존 수단이랍니다. 혹멧돼지는 땅돼지 등 다른 동물들이 파놓은 땅굴을 집으로 삼는데요. 천적을 피해 질주하는 습관이 들어있다 보니 굴속에서 밖으로 나올 때는 용수철이 튕기는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재빠르게 튀어나오곤 해요.
맹수에게 따라잡혀 목숨이 위험해지면 양옆으로 뾰족하게 난 송곳니를 앞세워 반격하기도 해요. 혹멧돼지는 걸어다닐 때는 꼬리가 아래로 처지지만, 달릴 때는 하늘을 향해 꼬리를 바짝 쳐든답니다. 치켜든 꼬리는 동료들을 향해 '여기 천적이 있다'고 알려주는 경고 역할을 하죠.
만화 속 품바는 곤충의 애벌레를 아주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그려져요. 실제로 혹멧돼지는 주로 땅에 돋아있는 키 작은 풀의 잎과 꽃·줄기 등을 먹는답니다. 여느 돼지들과 마찬가지로 후각이 아주 발달했어요. 좋아하는 풀뿌리 냄새를 맡으면 앞발로 무릎을 꿇은 뒤 코로 땅을 파헤친답니다.
혹멧돼지는 암컷과 새끼들을 중심으로 40마리 안팎의 무리를 구성하는데, 수컷들은 짝짓기를 하면 곧바로 암컷을 떠난대요. 한 배에 보통 세 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