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73] '마뜩잖다'와 '마땅찮다'

입력 : 2024.12.04 03:30
[예쁜 말 바른 말] [373] '마뜩잖다'와 '마땅찮다'
* 판결에 일부 마뜩찮은 부분이 있더라도 결과에 따라야 한다.

* 산골 마을 주민들이 읍내로 나갈 대중교통이 마땅잖다.


위 문장에서 틀리는 부분을 찾아 보세요. '마뜩찮은'은 '마뜩잖은'으로, '마땅잖다'는 '마땅찮다'로 고쳐야 합니다.

'마뜩잖다'는 '만족하다'와 비슷한 말인 순우리말 '마뜩하다'의 반대말로 '마음에 들 만하지 아니하다'라는 뜻입니다.

'마땅찮다'는 '흡족하게 마음에 들지 아니하다'라는 뜻이에요. 반대말인 '마땅하다'는 '행동이나 대상 따위가 일정한 조건에 어울리게 알맞다'는 의미이고요.

두 단어는 '하지 않다'가 줄어들 때 '잖다'와 '찮다' 두 가지로 발음되는 현상 때문에 다르게 표기합니다. 울림소리인 ㄴ, ㄹ, ㅁ, ㅇ과 모음 뒤에 '하'가 오면 모음 'ㅏ'는 떨어지고 자음 'ㅎ'은 뒤에 있는 '지'와 결합하여 '치' 소리를 만들어요. 울림소리인 'ㅇ' 받침으로 끝나는 '마땅'에 '하'가 결합한 '마땅하지 않다'는 '마땅ㅎ+지 않다' '마땅치 않다' '마땅찮다'와 같은 과정을 거치죠. 반면 안울림소리 뒤에서는 '하' 소리가 통째로 탈락합니다. '마뜩하지 않다'는 '마뜩지 않다'로, 이어 '마뜩잖다'가 되는 거예요.

[예문]

-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당리당략에만 몰두하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영 마뜩잖다.

- 우리 조직은 리더십에 문제가 있지만 대안이 마땅찮아 고민이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