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번역은 상상력 통한 '또 다른 창작'… 언어 경계 너머 새로운 세계 발견하죠
입력 : 2024.12.02 03:30
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저자 줌파 라히리는 인도 동북부 벵골 지역 출신 부모를 두었습니다.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했죠. 이 때문에 저자는 어릴 적부터 벵골어와 영어를 오가며 번역의 딜레마와 마주해야 했어요. 다섯 살 때 유치원에서 '어머니의 날' 카드를 만들던 시절부터 두 언어 사이에서 언어적 소외감을 느꼈다는 걸 고백하죠. 저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단순히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말해요.
저자는 번역을 '또 다른 창작'으로 정의합니다. 번역은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탐구하고, 텍스트를 재해석하며, 번역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지요. 저자는 이탈리아어로 쓴 자신의 소설을 영어로 번역하며, 번역이 자신의 정체성을 더 깊이 이해시키고 확장했다고 고백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번역을 세 가지 은유로 설명해요. 첫째는 '문'입니다. 그는 이탈리아 작가 랄라 로마노의 작품에 나오는 꿈 이야기를 통해, 언어를 배우고 번역하는 과정을 문을 여는 행위로 묘사합니다. 하나의 문을 통과하면 우린 또 다른 문을 마주해요. 끝없이 이어지는 이 여정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과정과 닮아 있지요. 우리가 다른 언어를 배우거나 새로운 도전을 마주할 때 겪는 두려움과 기대감을 이 문에 비유할 수 있어요.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문을 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라고 저자는 말해요.
둘째는 '실명(失明)'입니다. 저자는 새로운 언어로 글을 쓰는 것이 마치 실명한 상태에서 세상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 말해요. 그는 이탈리아어라는 낯선 언어로 글을 쓰며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라히리는 새로운 창작의 자유를 발견해요. 새로운 환경이나 도전에 직면했을 때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지요.
마지막으로 저자는 번역이 접목과도 같다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이 이민자 자녀로서 지리적·문화적 접목의 결실이라고 말해요.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는 행위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은유를 통해 번역이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설명하죠.
저자는 번역을 통해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냅니다. 언어를 배우고 번역에 도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스스로 발견할 수 있다는 거지요.
이 책은 단순히 번역에 관심 있는 독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 책을 읽고 언어의 경계를 넘어 자신과 세계를 탐구하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