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자기 회사 주식 사들여 없애는 기업들… 유통량 줄여 귀하게 만들죠
입력 : 2024.11.14 03:30
자사주
- ▲ /일러스트=박상훈
A. 최근 네이버,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여러 기업에서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하고 있어요. 그 규모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를 정도로 커요.
자사주라는 건 말 그대로 자기 회사 주식을 말해요.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발행해 팔았던 자기 회사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것이고, 소각한다는 건 말 그대로 태워 없앤다는 의미예요.
대체 왜 귀한 주식을 사서 없애는 걸까요? 먼저 기업에 주식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볼게요. 주식은 회사 소유권을 조각내서 파는 거예요. 주식을 산 사람은 자신이 산 주식 비중만큼 기업의 지분을 가지는 거고요. 기업이 돈을 벌면 그중 일부는 주식 지분에 비례해 배당을 해요. 또한 지분에 따라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권리도 갖게 됩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을 파는 주주들에겐 현금이 생겨요. 현금도 받고 주식 가치도 높아지니 대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주식 유통량이 줄어드니 주당 순이익도 늘어나고요. 기업은 여유 자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사주 매입은 그 기업의 수익성이 좋다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가도 상승할 수 있어요.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도 주주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만약 총 100주를 발행한 A 기업이 기업 자금으로 주식 20주를 사서 없애버리면, 이제 A사 주식은 80주가 남습니다. 그럼 주식 1주당 가치가 올라가겠지요.
애플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자사주 소각에 매년 약 100조원을 들이고 있죠. 기업 실적도 좋았지만, 주주 가치를 신경 쓴다는 이미지도 더해져 주가가 지속적으로 올랐어요. 현재 애플 주식 1주당 가격은 10년 전보다 8배 가까이 올랐답니다.
최근 담배 회사 KT&G는 2027년까지 3조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하루 만에 주가가 10% 정도 상승했어요.
하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기업에 여유 자금이 많지 않은데도 대출을 받아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더 오르는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요.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하지 않고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정 시점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각하는 경우, 유통량이 많아져 주가가 폭락할 우려가 있거든요. 따라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할 때는 자금 출처가 어딘지, 매입 후엔 소각 여부도 잘 살펴봐야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