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기온 영하로 떨어지면 생기는 늦가을의 서리… 겨울 온다는 자연의 신호예요
입력 : 2024.11.07 03:30
서리
- ▲ 2019년 10월 강원도 인제군의 숲에 하얗게 서리가 내린 모습이에요. 서리는 대기 중 수증기가 물체 표면에 얼어붙은 것인데,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늦가을에 자주 발생한답니다. /기상청 2021년 기상기후사진전 입선(문혜정)
서리는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지구에서 물은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해요. 액체일 때는 물이고, 기체일 때는 수증기, 고체 상태가 되면 얼음입니다. 그리고 서리는 대기 중 수증기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지표면에 닿아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얼음 결정으로 변하는 현상이에요.
서리는 맑고 바람이 거의 없는 날에 잘 만들어져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 좋은 환경이죠. 그래서 서리는 차가운 날씨를 상징하지만, 맑고 화창한 날씨의 전조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서리가 내린 날은 대개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펼쳐져요. 한편 가을철 맑은 날 새벽엔 이슬도 잘 나타나요. 물체 표면의 온도가 영하일 때 수증기가 얼어붙어 만들어지는 서리와 달리, 이슬은 기온이 영상일 때 대기 중 수증기가 물방울 형태로 표면에 맺히는 현상이랍니다.
지난달 23일은 '상강(霜降)'이었어요. 서리 상(霜) 자에 내릴 강(降) 자를 쓰죠. 24절기 중 하나인 상강은 이름 그대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를 뜻해요. 이맘때면 왠지 날씨가 쌀쌀해진 느낌이 들곤 하는데, 이는 단순한 느낌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최근 30년 동안 기록을 살펴보면, 상강을 전후로 서울의 평균 최저기온이 4도 정도 뚝 떨어졌어요. 그래서 가을 첫 서리는 겨울이 멀지 않았음을 알리는 자연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서리가 내린 풍경은 아름답지만, 우리 일상에서 서리는 꼭 반가운 존재만은 아니에요.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거든요. 서리가 내리면 농작물 세포 속에 있는 수분이 얼어서 조직이 손상되기 쉬워요. 배추나 무 등의 채소는 특히 서리에 취약해 수확량과 품질이 떨어질 수 있어요.
서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농가에선 비닐로 지면을 덮는 방식으로 지면을 따뜻하게 해 서리 발생을 막고 있어요. 주의할 점은 서리는 최저 기온이 0도 이상일 때도 생길 수 있다는 거예요. 기온이 영상이더라도 지표면이 0도 이하가 될 때가 많거든요. 또 공기가 수증기를 얼마나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서리가 발생하는 기온이 달라져요. 서리는 바람이 없고 수증기가 많은 맑은 날에는 3~5도 내외 기온에서도 잘 생겨요. 서리 발생 여부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선 기상청 기상 기후 분석 플랫폼인 '날씨 마루' 홈페이지에서 지역별 서리 예측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