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질문에서 시작된 위대한 수학 법칙들… 퀴즈 풀듯 수학의 개념 하나씩 배워요

입력 : 2024.11.07 03:30

매스프레소(세상을 바꾼 수학 개념들)

[재밌다, 이 책!] 질문에서 시작된 위대한 수학 법칙들… 퀴즈 풀듯 수학의 개념 하나씩 배워요
배티(배상면) 지음|출판사 애플씨드가격 1만9000원

'매스프레소(MathPresso)'는 수학을 뜻하는 '매스(Math)'와 진한 커피의 종류이자, 명백하다는 뜻을 가진 '에스프레소(Espresso)'를 합쳐 만든 말이에요. '수학 바리스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는 매일 마시는 커피처럼 수학도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책은 '성경'이라고 해요. 하지만 학술서로 한정지으면 기하학과 산술을 다룬 '유클리드 원론'이 가장 많이 읽힌 책일 가능성이 높답니다. '유클리드 원론'은 최초의 체계적인 수학 교과서였어요. 국경과 시대를 넘어 세계의 수학 교과서로 퍼져나갔지요. 오늘날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상당 부분도 이 책을 각색해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유클리드 원론'은 어떻게 2000년 넘도록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걸까요? 저자는 "경험을 지식으로 축적하는 귀납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정의·공리·정리를 기반으로 하는 연역법을 사용해 수학을 기술했다는 점"이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해요. 그리고 수학은 바로 정의·공리·정리라는 세 요소를 기반으로 한 학문이라고 말합니다.

'정의'의 사전적 의미는 '뜻을 정한다'인데, 수학에선 여러 수학적 개념들을 소개하는 것을 말해요. 점, 직선, 분수, 함수, 지수 등 수학 세계의 '등장인물'을 먼저 소개해야 수학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거지요.

'공리'는 별다른 증명 없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론이라는 뜻입니다. 수학에서 공리는 우리가 공간을 드나들 때 열고 닫는 문과 같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어떤 공리를 믿는 것은 문 하나를 열고 집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요. 공리는 수학뿐만 아니라 현실 사회의 공동체를 지탱하는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구성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논리가 공리인 것이죠.

한편 '정리'는 '결정된 이론'을 뜻해요. 증명을 통해 참이라고 공인된 수학 이론이죠. 수학 세계엔 수학자의 이름을 딴 여러 이론들이 있죠. '○○의 정리' '○○의 법칙' '○○ 공식' 같은 걸 들어봤을 거예요. 이런 법칙들을 '정리'로 이해하면 된다고 합니다. 정리는 수학자들의 추측 또는 가설로부터 출발하는데, 이것이 증명을 통해 정리로 승격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수학계 난제 중에서는 '푸앵카레의 추측'과 '리만 가설'이 있었어요. 이 중 푸앵카레의 추측은 증명이 됐기 때문에 정리로 승격됐어요. 하지만 리만 가설은 아직 증명이 되지 않아 가설로 남아 있어요.

그래도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나요? 저자는 "수학은 답을 구하기보단 질문을 하는 학문"이라고 말합니다. 질문을 통해 수학 세계의 퀴즈들을 하나씩 풀어간다고 생각해보세요. 수학 공부가 조금은 편안하고 즐거워질 겁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