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입꼬리 올라가 늘 웃고 있는 듯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 불려요
입력 : 2024.11.06 03:30
쿼카
- ▲ 쿼카 이모티콘. /영이의 숲 꽃카
다 자라면 몸길이는 54㎝, 몸무게는 4.2㎏ 정도로 아담한 몸집이죠. 쿼카라는 이름은 먼 옛날 호주로 건너온 유럽 사람들이 지었다고 합니다. 호주 원주민들이 그들 부족 말로 쿼카를 부르는 말을 흉내 낸 거래요.
쿼카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는 유쾌한 별명이 있어요. 정면에서 얼굴을 보면 입가 양끝이 살짝 올라간 것처럼 보여서 항상 웃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게다가 대개는 꾸벅꾸벅 졸고 있거나 맛있게 식사하는 모습으로 사람 눈에 띄고, 사람을 겁내지 않고 다가오는 모습도 보여서 이런 별명이 붙었죠.
오동통한 볼살을 보면 토끼나 햄스터를 닮았고, 몸 색깔을 보면 큰 쥐 같기도 해요. 반면 앞발보다 훨씬 기다란 두 뒷발로 깡총깡총 뛰어다니는 모습은 영락없는 캥거루 같죠. 쿼카는 실제로 캥거루와 가까운 친척 뻘이에요. 캥거루는 아주 작은 새끼를 육아 주머니에서 기르는 동물인 '유대류'를 대표하는 동물인데요. 캥거루 무리는 크기에 따라 가장 큰 종류인 캥거루, 그보다 작은 왈라루, 가장 작은 왈라비로 나뉘어요. 쿼카는 왈라비의 한 종류랍니다.
쿼카는 잎사귀와 풀·새싹 등을 주식으로 하는 초식동물인데요. 이따금씩 나뭇잎을 먹으러 나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은 코알라와도 아주 비슷하답니다. 식사할 때는 어금니로 잎사귀를 잘근잘근 씹어서 촉촉한 물기를 뽑아내는데, 이건 기린의 식사 방식과 아주 비슷해요.
쿼카는 해가 진 다음에야 활동을 시작하고 한낮에는 잠을 자는 야행성이에요. 잘 때는 앉은 상태에서 두 발 사이에 고개를 파묻어요. 평균수명은 10년 정도이고, 태어난 지 18개월이 되면 번식을 할 수 있어요. 새끼를 낳은 뒤엔 온전히 자라날 때까지 육아 주머니에서 돌보는데요. 암컷 한 마리는 많게는 평생 열일곱 마리까지 새끼를 키워낼 수 있대요.
이모티콘 속 쿼카는 방긋 웃고 있지만 실제 야생의 쿼카가 처한 환경은 행복과는 거리가 있답니다. 호주에 사는 야생동물 상당수가 사람들이 데려온 동물에게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죠. 쿼카도 마찬가지랍니다. 사람들이 야생동물에게서 가축을 지키겠다며 데려온 여우와 고양이 등이 야생에 나오며 쿼카의 가장 무서운 천적이 됐어요. 야생화한 돼지들 때문에 서식지가 파괴되기도 하고요. 기상이변으로 산불과 폭우가 잦아지는 것도 쿼카의 삶을 위협하고 있어요.
호주 당국은 사람들이 숲속에서 쿼카와 마주쳤을 때 귀엽다고 음식을 주면 절대 안 된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과자 같은 것을 잘못 먹고 병에 걸릴 수 있는 데다, 사람 손에 길들면 스스로 먹이를 찾는 능력을 잃게 된다는 거죠.
- ▲ 둥글둥글한 얼굴의 쿼카는 입꼬리가 올라가 있어 항상 웃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