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65] '아람'과 '보늬'

입력 : 2024.10.09 03:30
[예쁜 말 바른 말] [365] '아람'과 '보늬'
* 커다란 밤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리자 쩍 벌어진 밤송이 속 영근 아람이 툭툭 떨어졌다. 할머니는 굵은 아람만 골라 보늬를 벗겨 내어 손주들에게 나눠 주셨다.

이 문장에 있는 '아람'과 '보늬'는 무슨 뜻일까요? 오늘 578돌 한글날을 맞아 가을과 관련된 예쁜 순우리말을 알아봅시다.

'아람'은 '밤이나 상수리 따위가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또는 그런 열매'를 뜻해요. 예를 들면 '흔들지도 않은 밤나무 가지에서 남은 밤송이가 저 혼자 아람이 벌어져 떨어져 내렸다'와 같이 써요. 유의어는 '알밤' '열매'이고, '아름'은 비표준어입니다. 관용구 '아람 벌다'는 아람이 활짝 벌어지는 것을 말하고, '아람 불다'는 아람이 나무에서 떨어지거나 곧 떨어질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해요.

'보늬'는 밤이나 도토리 따위의 속에 있는 얇고 떫은맛이 나는 속껍질을 뜻해요. 예를 들면 '할머니는 꼼꼼하게 밤의 보늬를 벗겨 내셨다'와 같이 써요. 유의어는 '속껍질' '내피(內皮)' '본의(本衣)'이고, '버네'는 경기도나 충청도에서 쓰는 방언입니다.


<예문>

-과수원을 거닐며 토실한 아람을 주웠다.

-보늬 밤 조림은 알맹이를 감싼 보늬를 벗겨 내지 않고 조려서 씹는 맛이 특별하고 몸에도 좋다고 한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