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초대형 비행선 순식간에 태운 수소… 원소는 작지만 인류에 큰 영향 끼쳐요
입력 : 2024.09.26 03:30
무섭지만 재밌어서 밤새 읽는 원소 이야기
사마키 다케오 지음|출판사 더숲|가격 1만6000원
사마키 다케오 지음|출판사 더숲|가격 1만6000원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리고 이 물질들은 '원소'로 구성돼 있습니다. 원소는 물질의 기본 성분으로, 화학적으로 더 이상 분해되지 않는 성분이지요. 그런데 무서운 원소 이야기라니, 원소엔 어떤 무시무시한 면이 있는 걸까요?
수소 이야기부터 해 볼게요. 책은 '힌덴부르크호 화재 사고'를 통해 수소의 무서움을 알려줍니다. 힌덴부르크호는 길이가 245m에 달하는, 초대형 비행선이었어요. 1937년 5월 독일에서 출발해 대서양을 횡단한 힌덴부르크호는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레이크허스트 비행장에 도착한 후 계류를 위해 밧줄을 내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갑자기 비행선에 전류가 흐르면서 불꽃이 발생했고, 비행선 뒷부분에서 배출되고 있던 수소로 옮겨붙었어요. 비행선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고, 이 사고로 36명이 사망했습니다.
힌덴부르크호는 독일 나치당의 지원을 받아 완성됐어요. 나치를 선전하는 데 동원되기도 했죠. 이 때문에 미국에 입국하기 전부터 힌덴부르크호는 화제가 됐고, 비행선을 취재하러 나온 언론에 화재의 참상이 고스란히 촬영됐어요. 저자는 불지옥 같았던 이 장면이 사람들의 뇌리에 수소에 대한 공포심을 심었다고 설명해요.
수소 외에도 이 책은 인류가 문명을 발전시키는 동안 벌어진 충격적인 사고와 역사적 사건을 통해 원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실제로 사람이 섭취하거나 가까이만 해도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는 독성을 가진 원소가 있어요. 잘못 다루면 큰 폭발을 일으키는 원소도 있고요. 인류를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는 핵무기와 관련해서도 원소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지요. 이렇게만 보면 원소는 정말 무시무시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려고 원소에 관한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아니에요. 다양한 원소가 우리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자 한 것이죠. 공포 영화가 무서워도 끝까지 보게 되듯이, 무서운 원소 이야기를 통해 과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거예요.
화재를 일으키지 않는 안전 성냥의 발명부터 꿈의 물질로 여겨졌던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밝혀진 사건 등 흥미로운 원소 이야기들도 담겨 있답니다. 운석 충돌이 공룡 멸종의 원인임을 증명한 원소 이야기도 들려주지요. 우리 삶에 원소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원소를 통해 인류는 어떤 발전을 했는지 궁금한 친구들은 한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