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가을의 전령'으로 불리는 철새… 하루에 2400㎞까지 날아간대요

입력 : 2024.09.25 03:30

캐나다기러기

캐나다기러기들이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물 위를 날아가고 있어요. /Animalia.bio
캐나다기러기들이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물 위를 날아가고 있어요. /Animalia.bio
캐나다와 미국 여러 주 정부는 캐나다기러기 무리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잇따라 사냥 규정을 발표하고 있어요. 면허를 가진 사람들이 이 새를 사냥할 수 있는 기간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마릿수 등을 정해서 지키도록 하고 있죠. 검고 기다란 목에 흰색 뺨을 가진 캐나다기러기는 전체 몸길이가 65㎝ 정도로 기러기 중에선 아주 큰 편이에요. 캐나다와 미국 거의 전 지역, 멕시코 일부 지역에 분포해요.

미국과 캐나다 동부 지역에서는 이맘때쯤 번식을 하기 위해 찾아온 캐나다기러기들이 물가 곳곳에 사뿐히 내려앉으면서 '가을의 전령'으로도 인식되고 있어요. 지금은 합법적인 사냥이 가능할 정도로 흔히 볼 수 있는 새이지만, 캐나다기러기는 지나친 사냥 등으로 숫자가 급격히 줄어서 19세기에는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그러다 지역사회의 체계적인 보호 조치가 이뤄지면서 숫자를 빠르게 회복했죠.

캐나다기러기가 다시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환경 적응력이 유달리 뛰어나다는 거예요. 초식성 물새라서 물이 고여 있고 주변에 녹지가 있는 곳이라면 곧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지요. 그런데 캐나다와 미국의 골프장이나 운동장, 잔디 공원에는 보통 인공 연못이나 저수지도 함께 있어요. 이런 환경이 캐나다기러기에겐 더없이 좋은 주거지가 된 거예요.

철새로 살아가는 캐나다기러기들은 특유의 'V(브이) 자형' 편대를 하고 힘차게 날아간답니다. 이 편대 비행으로 24시간 동안 2400㎞까지 날아간 기록도 있대요. 선두에서 무리를 이끄는 대장은 지치면 잠시 뒤로 빠져서 몸을 추스른 다음 다시 맨 앞자리로 돌아와 선두에서 비행 편대를 이끌어요.

캐나다와 미국 주 정부에서 캐나다기러기 수렵을 허가하는 것은 이 새가 지나치게 많이 번식해 농작물이 피해를 보는 상황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체 수를 조절하는 취지도 있답니다. 들풀과 물풀, 곡식, 씨앗 등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거든요. 여느 기러기들과 마찬가지로 부리 안쪽에 돋아 있는 자잘한 톱니 같은 구조물로 풀을 뜯고 잘라 먹어요. 캐나다기러기 수명은 20년 정도인데, 태어난 지 2년이 되면 번식을 할 수 있어요.

암컷과 수컷은 물이 가까운 곳이라면 어디든 둥지를 틀어요. 비버나 들쥐가 살던 곳, 심지어 사람이 만든 구조물에다 둥지를 틀기도 하죠. 암컷은 한 배에서 알을 많게는 7개 낳아요. 4주가 지나면 새끼들이 부화한답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