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62] '갇히다'와 '갖히다'

입력 : 2024.09.11 03:30
[예쁜 말 바른 말] [362] '갇히다'와 '갖히다'
*그는 진영 논리에 갖힌 사람들의 날 선 반응에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며칠째 내리는 비 때문에 섬에 갖힌 그들은 날씨가 좋아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위 두 문장에서 틀린 말을 찾아보세요. '갖힌'을 '갇힌'으로 고쳐 써야 해요.

'갇히다'는 '가두다'의 피동사예요. '사람이나 동물이 벽으로 둘러싸이거나 울타리가 있는 일정한 장소에 넣어져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감옥에 갇히다' '승강기에 갇히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또 '어떤 공간이나 상황에 있게 되다'라는 의미도 있어요. '뜨거운 열기에 갇힌 서울 시내'와 같이 쓸 수 있죠. 유의어로는 '감금되다' '구속되다' '수감되다'가 있어요.

관용구 '틀에 갇히다'는 '융통성이나 여유가 없이 자유롭지 못한 격식이나 형식에 사로잡히다'라는 뜻입니다. '그 예술가는 틀에 갇힌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처럼 쓸 수 있어요.

<예문>


-그는 구조될 때까지 무인도에 갇혀 있어야 했다.

-노인은 우리를 보자마자 억울하게 옥에 갇히게 된 사연을 늘어놓았다.

-지진 발생 시에는 엘리베이터가 멈춰 그 안에 갇힐 위험이 크기 때문에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