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철학·인문학 이야기] '내 뜻대로 돼야 한다' 집착 갖지 말라… 고통에서 벗어나는 석가모니의 지혜
입력 : 2024.09.10 03:30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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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키스탄 라호르박물관에 있는 석가모니 고행상. ‘반야심경’은 내려놓음의 지혜를 알려주는 불교 경전이에요. /라호르박물관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고통에서 벗어날 지혜를 일러줍니다. 스님들은 '상(相·마음속 틀)을 짓지 말라'라는 말씀을 자주 하세요. 무엇이건 내 뜻대로 돼야 한다는 집착이 '상'입니다. 이를 내려놓아야 마음이 편해지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반야심경'은 내려놓음의 지혜를 알려주는 불교 경전입니다. 원래 책의 이름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인데요. 마하는 '크다'를, 반야는 '지혜'를 뜻해요. 바라밀다는 '건너간다'라는 말입니다. 지혜를 다루는 '반야경'의 분량은 600권이 훌쩍 넘어요. 여기서 핵심을 260자로 간추려 전체 경전 뒤에 붙여놓은 책이 '반야심경'입니다.
반야심경의 고갱이는 '공(空·비어있음)'과 '건너감(바라밀)'입니다. 우리 삶은 왜 괴롭고 힘들까요? 세상이 공이라는, 즉 모든 것이 헛되고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까닭입니다. 이렇게만 들으면 세상을 제대로 살 필요가 없다는 허무주의로 느껴질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반야심경의 의미를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렇게 얘기해 줍니다. 금으로 황금 사자를 만든다고 해보세요. 금의 원래 모습이 있다고 고집한다면, 절대 황금 사자를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해요. 금에는 원래 모양새가 없다고 여길 때, 황금의 형체가 없음을 즉 공(空)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황금 사자 또는 다른 모습으로 바뀔 수 있어요.
이쯤 되면 '상을 짓지 말라'는 스님들의 깨우침이 이해가 될 듯싶습니다.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은 없어요. 그렇기에 우리는 무의미한 욕망에 휘둘리는 마음을 다스리며 끊임없이 지혜의 세계로 건너가야 합니다. 반야심경의 마지막은 세 번 거듭되는 후렴구로 돼 있어요.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들어보셨지요? "건너가세, 건너가세, 저기로 건너가세. 저기로 다 함께 건너가세. 깨달음이여, 만세!"라는 뜻이라고 해요.
하지만 마음을 내려놓고 깨달음으로 나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도자들의 삶을 살펴보세요. 그들은 매일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경건한 일과를 거듭해서 꾸려갑니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려 애쓰며 열반(涅槃·모든 얽매임에서 벗어나는 경지)에 다다르려 정진하지요.
불교 법회에선 반야심경이 끊임없이 되뇌어지곤 합니다. 계속 곱씹는 가운데 깊은 지혜가 솟아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시중에는 반야심경을 다루는 좋은 해설서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살펴보며 지혜를 가꾸어 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