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아프리카에 사는 가장 덩치 큰 영양… 2m 높이까지 뛸 수 있죠
입력 : 2024.08.28 03:30
일런드
- ▲ 나미비아의 한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일런드. 일런드는 몸길이가 3.5m에 달하는 덩치 큰 동물이에요. /위키피디아
일런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공용어 중 하나인 아프리칸스어로 '커다란 사슴'이란 뜻인데요. 다 자란 수컷 기준으로 몸길이는 3.5m, 어깨높이는 2m에 육박하고 몸무게는 1000㎏까지 나간답니다. 우람한 덩치뿐 아니라 다른 영양과 확실히 구별되는 특징이 있어요. 목덜미부터 가슴팍까지 축 늘어진 살가죽이죠. 이렇게 늘어진 살가죽은 뙤약볕에서 몸을 식혀주는 기능을 할 거라고 과학자들은 추정해요.
일런드가 다른 영양과 구별되는 또 다른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걸어갈 때 발에서 두드러지게 '또각또각' 소리가 난다는 거예요. 왜 이렇게 유난한 소리를 내면서 걷는지는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는데, 무리끼리의 소통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죠. 일런드는 사회성이 아주 강해서 25~60마리씩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거든요.
일런드는 육중한 덩치를 가졌지만 순발력이 뛰어나서 2m 높이까지도 점프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사자 등에게 쫓겨서 무리 전체가 도망갈 때 한 녀석이 앞서 가는 다른 녀석을 마치 장애물 넘듯이 휙 뛰어 달아나는 장면을 볼 수 있기도 해요.
일런드는 암컷과 수컷 모두 나선형으로 꼬인 뿔을 가지고 있는데요. 수컷의 뿔은 번식 철에 더 많은 암컷과 짝을 짓기 위해 경쟁자들과 힘을 겨루는 데 주로 사용돼요. 암컷의 뿔은 새끼를 기르면서 침입자에게 맞서는 데 이용되죠. 수컷이 암컷보다 확연하게 덩치가 커요. 또 수컷의 털이 전반적으로 암컷보다 짙은 색깔이랍니다. 우람한 덩치와 축 늘어진 목의 살가죽 등 일런드를 가만히 보면 소와 닮은 구석이 많아요.
실제로 여느 영양들에 비해서 성질도 온순해서 일부 나라에서는 가축으로 길들여 고기와 젖을 얻기도 하죠. 그 나라 중에는 아프리카와 아주 멀리 떨어진 옛 소련도 있었어요. 19세기 말 수컷 네 마리와 암컷 네 마리를 들여와 70여 년 만에 400마리까지 늘렸대요.
일런드는 울창한 숲부터 탁 트인 초원, 험준한 산악 지대까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하지만 우람한 덩치와 강인한 생존력을 자랑하면서 불행하게도 사냥감으로 인기를 끌게 됐어요. 그래서 맹수들뿐만 아니라 사람의 총에 목숨을 잃는 일이 많아졌고, 숫자가 크게 줄어들어서 체계적인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