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청소년기 뇌, 늦잠 자게 만들기도 하지만 새로운 경험·학습 잘 받아들이는 장점도
입력 : 2024.08.26 03:30
나는 왜 집중을 못할까?
니콜라 모건 지음|김인경 옮김|출판사 뜨인돌|가격 1만5000원
니콜라 모건 지음|김인경 옮김|출판사 뜨인돌|가격 1만5000원
할 일이 산더미인데 휴대전화만 보다가 시간을 다 써버린 경험이 있나요? 늦잠을 자서 등교 시간을 놓친 적은 없나요? 부모님과 말다툼을 하고 난 뒤 생각해보니, 왜 내가 그렇게 화가 났었는지 모르겠던 경험은요?
저자는 이처럼 청소년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산만해지거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거나, 때때로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원인은 "네 탓이 아니라 뇌 탓"이라고 말해요.
밤에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는 패턴을 조절하는 뇌 영역은 '시상하부'라고 해요. 저자는 이를 '체내 시계'라고 불러요. 그런데 사춘기 청소년의 체내 시계는 성인의 것과는 다르게 작동한다고 해요. 8시간 정도의 수면 시간이 필요한 성인과 달리 사춘기에는 9시간 25분 정도는 자야 하는 걸로 맞춰진다는 거예요. 또 사춘기 때는 뇌가 잠잘 준비를 하도록 만드는 물질인 '멜라토닌'도 다른 시기보다 더 늦은 밤에 생성돼요. 결국 청소년 시기의 늦잠과 불면증은 뇌 탓이라는 거예요.
저자는 오랫동안 청소년 교육에 헌신해 온 작가이자 교육자예요. 뇌과학자가 아니기에 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지만, 청소년들이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예시를 들어 청소년 시기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줘요.
이 책에 따르면 청소년기의 뇌는 가소성이 높아 환경에 따라 쉽게 변화하고 적응할 수 있다고 해요. 이는 새로운 경험과 학습에 큰 장점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부정적인 외부 요인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해요. 저자는 그래서 청소년들이 뇌를 이해하고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요.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자기 인식과 감정 조절이 이뤄져야 한다는 거예요.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돼 있어요. 나는 왜 집중을 못 하는지, 엄마랑은 왜 말이 안 통하는지부터 왜 우울한지, 왜 갑자기 무모한 짓을 하고 싶어지는지 등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다룹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 있는 뇌과학적 원리를 쉽게 설명해줘요. 각 장 끝에는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 졸음 테스트, 뇌 능력치 테스트 등이 있어요. 자신을 점검해볼 수 있답니다.
이전과 많이 달라진 나의 행동과 기분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춘기 청소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자신의 변화에 대한 이유를 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유를 알면 이전과 달라진 나 자신을 더 잘 돌볼 수도 있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