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노부부가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빵, 공장에서 기계가 만든 빵 이겼죠

입력 : 2024.08.22 03:30
[재밌다, 이 책!] 노부부가 특별한 레시피로 만든 빵, 공장에서 기계가 만든 빵 이겼죠
아주 특별한 독립 빵집 이야기

닐 패커 지음|홍한별 옮김|출판사 꽃피는책|가격 1만8000원

이탈리아 한 작은 마을에 특별한 빵을 파는 오래된 빵집이 있었어요. 나이 많은 부부가 주인이었죠. 부부는 날마다 자신들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빵을 구웠는데, 그 맛이 얼마나 좋았는지 마을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이 빵집에서 빵을 사 먹었어요.

노부부의 삶은 점점 더 고되어졌어요. 허리는 아팠고, 빵을 만들기 위해 아주 일찍 일어나야 했어요. 두 사람은 그동안 열심히 일하느라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상의 재밌는 곳들로 여행을 떠나는 꿈을 꾸었죠.

도시 외곽에 생긴 대형 빵 공장은 마을에 있던 독립 빵집들을 하나씩 사들이고 있었는데요. 노부부도 오래된 빵집을 공장에 넘기고 세계 여행을 떠났어요. 도시의 빵집 전부를 갖게 된 공장은 크게 만족했어요. 반면 공장에서 큰 기계가 만든 밍밍하고 눅눅한 빵만 먹게 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사람들은 곧 공장에서 만든 빵에 익숙해졌고 작은 빵집들에서 만든 빵이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야기는 노부부가 6년 동안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다시 이어져요.

돌아온 부부는 다시 빵을 구웠고 사람들은 부부의 빵집으로 모여들어요. 맛있는 빵의 구수한 냄새를 다시 맡은 도시 사람들은 달라졌어요. 전보다 더 간절하게 맛있는 빵을 원했고, 공장 빵을 먹지 않게 됐죠. 사람들이 빵을 사지 않자 결국 공장은 문을 닫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에겐 또 다른 문제가 생기게 돼요. 공장이 문을 닫자 일자리가 사라졌고,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없어진 것이죠. 노부부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워해요. 그러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아주 오랫동안 자신들만이 알고 있던 빵 만드는 비법을 모두에게 알려주기로 합니다. 그러자 마을엔 다시 예전처럼 빵집들이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이 책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닐 패커의 그림책이에요. 닐 패커는 창작 그림책 'ONE OF A KIND'(유일무이의 존재)로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볼로냐 라가치상에서 최우수 작품상(논픽션 부문)을 받은 작가예요.

평생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며 피땀 흘리는 노력을 통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특별한 사람들을 '장인'이라고 하죠. 이 책은 빵을 만드는 장인들의 삶과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책 마지막에 이탈리아 파티셰가 알려주는 바삭바삭한 정통 빵 만들기 레시피도 있어요.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