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철학·인문학 이야기] 우리 시대 지식인들에게 물어본 '인생'… 삶의 의미는 아픔·슬픔서 피어난대요
입력 : 2024.08.20 03:30
위대한 대화
모르면 꿈꾸지도 못하는 법입니다. 고만고만한 일상에서 그저 그런 사람들만 계속 보다 보면 내 삶도 가라앉기 쉽습니다. 그래서 크고 남다른 인물과의 만남이 중요해요. 그 인물들을 보면서 인생의 가능성을 한껏 틔우게 되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이 좋은 스승을 찾아 가르침을 청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대화'는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과 만나게 하는 책입니다. 인생의 깨달음을 안기는 18명과의 인터뷰가 담겨 있어요. 김지수 작가는 이들에게 솔직하고 담백하게 묻습니다. 왜 인생은 고통스러운지, 아픔과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여기에 대해 우리 시대 지식인들은 담담하게 답해주지요.
작가이자 철학자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생이 짧으면 치열하게 살 이유가 생긴다"고 말해요. 인생이 길지 않음을 분명하게 의식할 때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보내게 된다는 의미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어령 선생은 이렇게 중심을 잡아줍니다. "믿으세요. 착한 자가 반드시 이긴다는 것을."
많은 지식인은 일상의 습관을 강조합니다. "루틴은 나를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 거예요. 몸의 뼈대 같아서 루틴이 튼튼하면 일상이 무너지지 않아요." 패션디자이너 장명숙(밀라논나)의 말입니다.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도 비슷한 충고를 합니다. "시간이야말로 우리 삶의 근본을 이루는 요소입니다. 사소한 시간이 꾸준히 쌓여 마침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연의 운영 방식은 얼마나 경이로운가요."
심리학자 폴 블룸은 인간에겐 쾌락과 즐거움만큼이나 고통과 괴로움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문제와 갈등이 없는 드라마는 없지요.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재미와 의미가 비로소 피어납니다. 나아가 아픔은 삶을 소중하게 여기게끔 우리를 이끌기도 합니다. 그는 이렇게 우리를 다독입니다. "여러분이 외롭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친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을 테니까요."
후회는 또 어떨까요? 이번에는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혜안을 안겨줍니다. 후회는 '통제할 수 있었던 내 잘못'에 대한 감정입니다. 그래서 후회는 우리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기도 하지요. 이 점에서 후회도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작가 수전 케인은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빗대어 슬픔의 가치를 일러줘요. 걱정을 뜻하는 '소심'이는 나를 지켜주고, 분노를 의미하는 '버럭'이는 내가 세상에 이용당하지 않게 보호해 줍니다. 슬픔의 가치는 더 큽니다. 연민을 자극해 서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느끼게 해주니까요.
이렇듯 훌륭한 사람과의 만남은 건강한 자극을 안깁니다. '위대한 대화'를 읽으며 삶의 의미를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 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