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1m 이상 큰 키에 황금색 꽃과 꽃대… 무더운 날엔 좋지 않은 냄새 풍겨요
입력 : 2024.08.05 03:30
마타리
- ▲ 마타리에 꽃이 핀 모습. /김민철 기자
마타릿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서식 환경이 까다롭지 않아 전국의 산과 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여름부터 시작해 늦게는 10월까지도 볼 수 있으니 아직 초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타리를 얘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것이 특유의 냄새입니다. 특히 무더운 날 마타리에 다가가면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때론 인분 냄새 같기도 한 나쁜 냄새가 나는데, 한방에서는 간장 썩는 냄새가 난다고 마타리를 '패장(敗醬)'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아주 더운 날씨만 아니면 나름 신선한 느낌이 드는, 견딜 만한 정도의 냄새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왜 마타리라는 이국적인 이름을 가졌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를 오간 이중간첩 '마타하리(Mata Hari)'를 연상시켜 외래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순우리말이랍니다. 줄기가 길어 말[馬] 다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마타리라고 했다는 설도 있고, 하도 냄새가 지독해 맛에 탈이 나게 하는 식물이라 '맛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식물 이름은 그 유래가 불확실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 자생식물인데, 서양에서는 '금빛 레이스(Golden lace)'라고 부르며 정원에도 심는다고 합니다.
마타리는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꽃이라 우리 소설에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황순원의 단편 '소나기'에서 소년이 소녀에게 꺾어 준 여러 가지 꽃 중에서 '양산같이 생긴 노란 꽃'이 바로 마타리 꽃입니다. 소녀가 마타리 꽃 이름을 듣고 얼굴에 보조개를 떠올리며 마타리 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이는 장면도 나옵니다.
마타리와 거의 똑같이 생겼지만 꽃 색깔이 흰색인 것은 '뚝갈'입니다. 역시 산에 가면 등산로 주변 등에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꽃색 외에도 마타리는 줄기에 털이 거의 없고 열매에 날개가 없는데, 뚝갈은 줄기에 거친 털이 있고 열매에 날개가 발달한 점도 다릅니다. 마타리와 비슷하게 노란 꽃이 피는 것으로 금마타리, 돌마타리가 있지만 둘 다 키가 20~60㎝ 정도로 작아서 구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