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한여름 되면 잎겨드랑이에 보통 차풀은 1개, 자귀풀은 3개의 꽃 피어요
입력 : 2024.07.29 03:30
차풀과 자귀풀
- ▲ 차풀에 콩꼬투리처럼 납작하고 긴 모양의 열매가 달린 모습(위). 아래 사진은 자귀풀 열매예요. 자귀풀 열매의 표면은 처음엔 밋밋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개 마디가 뚜렷해져요. /국립생물자원관
두 식물은 콩과(科)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에요. 잎만 보면 두 식물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사는 곳과 꽃·열매의 특징을 알면 그나마 쉽게 구별할 수 있어요.
우선 차풀은 전국의 길가 또는 풀밭에서 30㎝ 정도로 키가 나지막하게 자라요. 자귀풀은 전국의 하천가나 습지에서 높이 50㎝ 이상으로 더 높게 자라요. 우리 주변의 물 빠짐이 좋은 모래밭에서 자라면 대부분 차풀이라고 보면 됩니다.
두 식물의 잎은 모두 줄기에 가지런히 붙어 있는데요. 아무리 비슷하게 생겼어도, 자세히 살펴보면 다른 점들이 있습니다. 차풀의 잎은 길이 1㎝ 미만이며, 가는 피침 모양으로 끝이 뾰족해요. 자귀풀의 잎은 1.5㎝로 차풀보다 조금 더 길어요. 좁은 타원 모양이며 끝이 둥글지요.
두 식물은 장마가 지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잎겨드랑이에 꽃이 달려요. 차풀은 보통 노란색 꽃이 1개씩 피며, 꽃잎 5장이 서로 길이가 비슷해요. 하지만 자귀풀은 연한 노란색 꽃이 2~3개씩 달려요. 특히 자귀풀 꽃은 나비 모양으로, 위쪽 꽃잎이 가장 크고 길며 중앙에 주황색 무늬가 있어 눈에 띄죠.
가을이 되어 열매가 달리면 두 식물은 확실하게 차이가 납니다. 차풀 열매는 콩꼬투리처럼 납작하고 긴 모양이며 털이 있지만, 자귀풀 열매는 털이 없어요. 또 자귀풀 열매의 표면은 처음엔 밋밋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개 마디가 뚜렷해지고, 씨앗이 들어 있는 부분은 볼록해지면서 표면에 주름이 많아져요. 열매가 다 익으면 콩처럼 껍질이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디마디가 끊어져 땅에 떨어져요. 떨어진 열매 조각은 마치 절편처럼 보여 재미있어요. 잎이 다 떨어진 겨울엔 차풀 열매는 까맣게 변해 있고, 자귀풀 열매는 한두 마디만 앙상한 줄기에 붙어 있답니다.
우리 주변 식물들은 얼핏 보면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각자 이름도 있고 생김새도 다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모든 사물을 잘 알기 위해서는 대충 보지 말고 자세히 오래 보아야 하는 것 같아요. 장마가 끝나면 주변에서 차풀과 자귀풀을 구별해보며 알아가는 재미를 즐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