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성과 달성한 직원에게 회사 주식 지급… 스톡옵션 대안으로 떠오른대요

입력 : 2024.07.18 03:30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일러스트=김하경
/일러스트=김하경
Q. 최근 임직원들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대요. 성과를 보상하는 제도라고 하는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어떤 점이 다른 건가요?

A. 기업이 성장하려면 직원들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동기를 부여하는 게 중요해요. 이를 위해 기업은 직원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보상을 합니다. 보통 급여나 성과급 등 현금으로 보상을 하지만, 주식을 주기도 해요. 회사 주식을 가진 임직원들은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일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기업이 성장해 주가가 오르면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가장 대표적인 주식 연계 보상 제도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입니다. 스톡옵션은 회사 임직원이 자기 회사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특정 시점 이후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해요. 5년 뒤 주식 100주를 한 주당 3만원에 매수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받았다고 가정해봐요. 만약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에 주가가 10만원으로 올랐어도, 주가 3만원에 100주를 받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스톡옵션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요. 주가가 떨어지면 스톡옵션은 휴지 조각이 되죠. 한 주당 3만원에 받을 권리가 있는데 이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에 주가가 한 주당 1만원이라면, 권리를 행사할 이유가 없어요.

2001년 미국 에너지 회사 엔론이 오랫동안 회계 장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스톡옵션을 받은 임원들이 주가를 끌어올리려고 의도적으로 실적을 부풀린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스톡옵션 먹튀'가 논란이 됐어요. 주가가 급등하자 몇몇 회사 경영진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대량 취득하고 한꺼번에 매도한 것이죠.

이런 '스톡옵션'의 한계를 메울 대안으로 나온 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에요. 지난 2020년 한화그룹을 시작으로 네이버와 두산, 현대차 등 주요 기업들이 RSU를 도입했어요.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정착했죠.

RSU는 기업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에요. 단, 주식을 받으려면 몇 년 이상 근속하거나 대규모 계약 성사 같은 실적을 달성해야 해요. RSU는 주식 자체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떨어져도 휴지 조각이 되지 않아요. 임직원들은 스톡옵션보다 확실한 보상을 약속받는 거죠. 기업 입장에서도 임직원들에게 보다 명확하고 장기적인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어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총수 일가의 지분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소액 주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요. 그래서 최근 정부는 기업이 임직원들에게 RSU를 지급할 경우 투자자가 알 수 있도록 공시 의무를 강화했고 국회에서는 RSU 부여 대상, 절차 등을 담아 상법을 개정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요.
연유진 '뉴스로 키우는 경제 지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