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비행운] 하늘의 습도계 비행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도 크대요
입력 : 2024.07.11 03:30
기후와 날씨
- ▲ 비행운은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갈 때 생기는 가늘고 긴 꼬리 모양 구름이에요. 습도가 높을 때 만들어진 비행운은 넓게 퍼지면서 오랫동안 하늘에 떠 있어요. /브리태니커
"비행운이 흩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남아 있으면 비가 올 징조." 구름과 바람, 하늘 상태 등의 특징을 관찰해 국지적인 날씨를 예상하는 '관천망기'에 나오는 속담 중 하나입니다. 공기가 건조하면 비행운은 생기지 않거나 생기더라도 금방 사라져요.
하지만 습도가 높을 때 만들어진 비행운은 넓게 퍼지면서 오랫동안 하늘에 떠 있습니다. 그래서 비행운을 하늘의 습도계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대기 상층에 습도가 높아지는 건 온난전선이 서쪽에서 다가오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비가 내리게 되지요. 따라서 비행운이 오랫동안 하늘에 남아 있으면 비가 올 것이라는 속담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얘기라고 할 수 있어요.
비행운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준다고 해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비행운은 높은 고도에서 생기는 권운(새털구름)과 성질이 비슷합니다. 보통 낮은 고도의 두꺼운 구름은 태양 빛을 우주로 반사하지만, 권운은 태양 빛을 통과시켜요. 그런데 지상의 열이 우주로 다시 나가는 것은 막습니다.
비행운도 권운처럼 지표에서 발산되는 열을 가두는 온실효과를 일으킨다고 해요. 비행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보다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만들어진 비행운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논문이 2011년에 발표되기도 했는데요. 여행과 일 등으로 세계 여러 나라를 오가는 비행기들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비행운이 야기하는 지구온난화 효과는 갈수록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최근 보고서에는 비행운이 비행기로 인한 지구온난화 영향의 약 35%를 차지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비행운의 지구온난화 효과를 막기 위해 비행기가 비행운을 만드는 지역을 피하는 방법과 기술이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구글 등이 인공지능과 위성 이미지, 날씨 정보, 비행 경로 데이터 등을 이용해 어떤 비행 경로에서 비행운이 많이 만들어지는지 연구했지요. 조종사들은 이들의 연구로 개발된 비행운 예측 지도를 보고 비행 고도를 조정했는데요. 6개월 동안 시범 비행을 해본 결과 비행운을 54%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이런 노력이 앞으로도 많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