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생물은 자연선택 통해 진화한다' 주장… 창조론과 부딪히며 사회적 파장 컸죠
입력 : 2024.06.11 03:30
종의 기원
- ▲ '종의 기원' 초판. /위키피디아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1809~1882)이 1859년 발표한 '종의 기원'은 "물리학의 뉴턴 역학과 더불어 인류의 자연관·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받는 고전입니다.
본래는 '자연선택에 따른 종의 기원에 관하여, 혹은 생존 경쟁에서 유리한 종족의 보존에 대하여'라는 굉장히 긴 제목이지만, 흔히 줄여서 '종의 기원'이라고 불러요.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주장한 진화론은 "19세기 이후 인류의 자연과 정신문명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한 이론이에요. 현대에 들어서는 사회학과 지질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에 응용되면서 큰 영향을 주고 있어요.
다윈은 1831년부터 1836년까지 약 5년간 탐사선 비글호를 타고 남반구 대륙과 섬들을 답사했어요. 그는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물 등을 관찰하면서 노트 기록을 18권 남겼고, 이를 바탕으로 1839년에 '비글호 항해기'를 출간합니다. 이 항해에서 진화론에 확신을 갖게 된 다윈은 온 힘을 기울여 진화론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논문으로 발표했고, 마침내 '종의 기원'을 출간하면서 '진화론' 혹은 '진화 사상'을 세상에 내놓았어요. 초판 1250부는 첫날 모두 판매됐고, 한 달 만에 3000부를 더 찍었다고 해요. 종의 기원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반응이 컸던 거예요.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보여주고자 한 핵심은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라는 개념이에요. 다른 생물보다 유용한 변이(혹은 특징)를 가진 생물은 그 변이가 아주 사소해도 생존 확률이 높아요. 당연히 유용하지 않은 변이를 가진 생물은 사라질 수밖에 없죠. 유용한 변이는 살아남고 유용하지 않은 변이는 사라지는 것을 다윈은 '자연선택'이라고 불렀어요. 변이가 신의 섭리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생물들이 생존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벌어지는 선택이라는 뜻이에요. 다윈은 이를 통해 생활 환경에 적응한 개체들이 살아남는 일이 반복되면서 생물은 진화하게 된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진화는 매우 긴 시간 동안 더디게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단시간에 진화 과정을 목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종교계 등의 극심한 반대를 예상했기 때문이에요.
다윈의 주장이 던진 사회적 파장은 컸어요. 당시는 기독교 세계관, 즉 각각의 생물은 그 모습 그대로 창조됐다는 믿음에 기반한 사회였어요. 생물이 진화한다는 다윈의 주장과 생각 자체가 불경스러운 일이었던 거죠. 그럼에도 '종의 기원'은 출간 이후부터 인간을 비롯한 자연계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적잖은 해답을 제시해주며 오늘날까지 읽히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