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상대방 성격 단순하게 규정하는 MBTI… 편견·차별 우려 있어 재미로만 봐야 해
입력 : 2024.06.10 03:30
그건 심리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만
심리학에 관한 흔한 오해를 바로 잡아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최근 성격 유형 검사인 MBTI를 비롯해 사람들이 심리학을 단순하게 받아들여 잘못 해석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해요. 그래서 심리학을 둘러싼 거짓과 착각 등을 파헤치고, 신중한 판단과 선택을 돕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저자는 MBTI가 몇 가지 유형으로 사람 성격을 구분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은 검사인데도 "나와 상대방을 간단하게 규정해 주는 유형 검사의 매력은 쉽게 끊기 어려운 약물과도 같다"고 설명해요. 저자는 MBTI가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도구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유형 검사의 비약과 지나친 일반화, 그리고 낮은 신뢰도 때문이죠.
MBTI는 카를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을 기반으로, 인간의 성격이 각 유형별로 양극단으로 나뉜다는 가정에서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검사했을 때 많은 이의 점수는 양극단으로 갈라지지 않고 중간 점수에 모여요. 그런데도 외향성 문제에 '그렇다'고 답한 점수가 단 1점만 높아도 외향성(E) 인간이 되어 버립니다. 게다가 사람 성격을 측정하는 검사라면 그 결과가 쉽게 달라지지 말아야 하는데, 우리는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유형이 다르게 나온다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자는 MBTI를 삶에 즐거움을 주는 정도로만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해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MBTI를 활용할 때는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합니다. 나와 부류가 비슷한 사람을 찾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특정 유형에 대해 편견을 일으키고 나와 유형이 다른 사람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자는 그때는 맞지만 지금은 틀리는 심리학 개념도 소개해 줘요. 미래의 성공을 어린아이일 때 예측할 수 있다고 해서 유명해진 '마시멜로 실험'이지요. 실험자는 아이를 실험실에 데려와 탁자 앞에 앉힌 뒤 마시멜로 한 개를 주고 "안 먹고 참으면 한 개 더 먹을 수 있단다"라고 말해요. 15분 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은 아이는 하나를 더 먹게 되지요. 10여 년이 지난 뒤, 아이들의 성장을 추적해 보니 마시멜로의 유혹을 잘 참은 아이들이 그러지 못한 아이들보다 인내력이 뛰어났고 학업 성적이 더 높았어요.
하지만 실험 결과가 발표된 이후 여러 비판이 제기됐어요. "세상은 심리학 실험실처럼 여러 조건이 통제되고 각종 반칙이나 행운이 배제된 비현실 공간이 아니기에 만족 지연 능력이 뛰어난 아이가 성공한다는 단순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기엔 부적합"하다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