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꿈 왕국 파괴한 용 피해 도망친 왕자… 두려움 이겨내고 친구와 세상 지켜내

입력 : 2024.05.27 03:30

꿈술사의 환상상점

[재밌다, 이 책!] 꿈 왕국 파괴한 용 피해 도망친 왕자… 두려움 이겨내고 친구와 세상 지켜내
이효린 지음|출판사 서랍의날씨가격 1만6900원

'꿈'을 소재로 한 장편 판타지 소설이에요. 현실 세계와 꿈 왕국을 넘나드는 이야기지요. 꿈 왕국은 꿈속 세상에 존재하는 곳이에요. 주인공은 꿈 왕국의 왕자이자, 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꿈술사 '카셀'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꿈에 대한 탐욕으로 가득 찬 거대한 용, 드림이터가 꿈 왕국에 쳐들어옵니다. 이 거대한 용은 모든 꿈을 자신의 입으로 집어넣어 꿈 왕국을 파괴해 버려요.

카셀은 맞서 싸워야 했지만 무서워서 꿈 왕국을 버리고 현실 세계로 도망칩니다. 카셀은 꿈 요정과 함께 열네 살 여자아이 윤슬의 집으로 떨어져요.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쓸 돈을 벌기 위해 고민하던 중 윤슬의 아이디어로 '꿈술사의 환상상점'을 개업해요. 꿈을 만들어내고 바꿀 수 있는 꿈술사의 재능을 발휘해 사람들이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는 거죠.

여러분은 꿈을 자주 꾸시나요? 행복한 꿈이나 원하는 일이 실현되는 꿈을 꾸고 일어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다들 해봤을 텐데요. 아쉬운 건 우리는 꿈을 선택할 수 없다는 거예요. 하지만 카셀의 손님들은 잠을 자면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꾸고, 이때 느낀 행복함과 희망을 떠올리며 현실에서 더 열심히 살아가요. 꿈이 단순한 환상에 그치지 않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힘이 돼 주는 거예요.

그런데 꿈 왕국을 차지한 거대한 용은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꾸는 꿈에까지 개입하려 합니다. 카셀의 도움으로 원하는 꿈을 꾸고 있는 손님들을 공격하기 시작해요. 이로 인해 꿈속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꿈을 잃어버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해요.

카셀은 꿈을 노리는 이 거대한 용에게서 더 이상 도망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도망치면 지금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어도, 다시 또 위기를 마주하게 된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용은 많은 꿈을 먹고 강해진 상태였기에 카셀 혼자서는 역부족이었어요. 하지만 카셀은 혼자가 아니었답니다. 그의 곁에는 힘이 돼 주는 윤슬이 있었죠. 둘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세상을 구합니다.

이처럼 카셀은 처음엔 도망쳤지만 결국 윤슬과 함께 꿈 왕국과 현실 세계를 모두 지켜내며 성장합니다. 카셀이 처음에 도망쳤던 건 거대한 용 드림이터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누구나 카셀처럼 무섭고 두려워서 도망치고 싶은 무언가가 마음속에 하나씩은 있을 거예요. 비록 지금은 겁에 질려 있더라도 괜찮아요. 힘이 돼 주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두려움이 없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김미향 출판평론가·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