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합창 도중 방귀 나올까 걱정한 친구 위해 노래에 '부릉부릉 붕붕붕' 소리 넣었죠
입력 : 2024.05.16 03:30
실수해도 뭐 어때?
한해숙 지음|박영 그림|출판사 키즈프렌즈|가격 1만1500원
한해숙 지음|박영 그림|출판사 키즈프렌즈|가격 1만1500원
초등학교 2학년인 소율이네 반 아이들은 합창 대회에 나가야 해요. 노래 1절 솔로는 윤아가, 2절 솔로는 소율이가 부르기로 했어요. 소율이는 많은 친구가 무대에 서 있는 자신을 쳐다볼 생각을 하니 견디기 힘들 만큼 긴장이 됩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노래 부를 때 자꾸 방귀가 나올 것만 같아요. 소율이는 합창 중에 큰 소리로 방귀를 뀌어서 합창을 모두 망치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긴장하면 방귀가 나오는 소율이의 증상은 더욱 심해져만 가요. 소율이가 노래를 불러야 할 차례에 화장실로 달려가는 일이 벌어지자 같은 반 친구 명진이는 소율이를 '똥싸개'라는 별명으로 불러요. 심지어 누군가는 화장실에 '소율이 똥싸개'라고 적어 놓기도 했어요. 소율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갑니다. 급기야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가사도 떠오르지 않는 지경이 됐어요. 소율이는 결국 선생님을 찾아가 노래를 못 하겠다고 말해요. 하지만 선생님은 소율이가 포기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아요.
선생님과 반 친구들은 회의를 열어요. "좋은 생각이 났어요!" 모두 명진이 쪽으로 고개를 돌려요. "가장 걱정되는 문제가 방귀 소리잖아요. 방귀 소리가 안 들리게 하면 되죠!" 이 말을 들은 아이들은 어이없다는 듯 명진이를 흘겨요. 하지만 명진이는 물러서지 않아요. 진지하게 이렇게 말해요. "노래 중간중간에 입으로 소리를 넣으면 되잖아요. 방귀 소리가 안 들리게요." 그제야 아이들은 명진의 아이디어가 아주 멋진 해결책이라는 걸 깨달아요. "명진이 생각에 찬성이에요. 노래도 마침 '신호등'이니까 자동차 소리처럼 '부릉부릉 붕붕붕' 하는 소리를 넣으면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도 환하게 웃으며 '엄지 척' 사인을 보냅니다.
소율은 노래하는 중에 살짝 방귀를 뀌어도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을 하니 어느새 불안한 마음이 사라져요. 다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해요. 소율은 자신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의견을 나눠주는 친구들이 너무나 고마워요. 그중에서도 가장 고마운 사람은 바로 명진이입니다. 고약한 별명을 만들어 놀려대는 바람에 미웠지만, 소율이를 위해 멋진 해법을 내놓았으니까요.
합창 연습이 끝나자 우쭐해진 명진이가 또 멋진 아이디어를 내요. "우리 합창단 이름을 '방귀 합창단'이라고 할까요?" 아이들 대부분이 깔깔대며 찬성해요. 집으로 가는 길, 소율은 기분이 날아갈 것처럼 좋아요. 누구나 언제라도 실수할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실수해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 거예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실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