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44] '떼거리'와 '떼거지'
입력 : 2024.05.08 03:30
* 오랜 전쟁으로 그 도시 사람들은 (떼거리, 떼거지)가 되었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차례대로 '떼거리' '떼거지'입니다.
많은 사람이 떼거리와 떼거지를 분명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괜한 트집을 잡고 돈을 내놓으라고 떼거지를 부리는 진상 고객' '거리에 나서자마자 떼거지로 모여 있는 군중을 만났다'와 같이 각종 기사에도 '떼거리'를 써야 하는데 '떼거지'로 잘못 쓴 문장들이 보여요.
'떼거리'는 목적이나 행동을 같이하는 무리를 뜻하는 '떼'를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유의어는 떼, 무리, 단체 등이 있어요. 또 부당한 요구나 청을 들어 달라고 고집 부리는 것을 뜻하는 '떼'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유의어는 떼, 생떼거리, 억지 등이 있어요.
'떼거지'는 '떼를 지어 다니는 거지'를 뜻해요. 예를 들면 '장이 서는 날은 떼거지도 제 세상을 만난 듯 장바닥을 휘젓고 다니면서 품바 타령을 불렀다'처럼 써요. 또 천재지변 따위로 졸지에 헐벗게 된 많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죠.
[예문]
―어머니께서는 출근 시간마다 떼거리를 쓰는 어린 동생을 달래느라 애를 쓰신다.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도처에 떼거지가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