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중앙은행이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쓰는 금리… 기준금리 오르면 대출 금리도 올라

입력 : 2024.04.18 03:30

기준금리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건물 모습. 지난달 일본은행은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어요. /위키피디아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건물 모습. 지난달 일본은행은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어요. /위키피디아
Q. 지난달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연 -0.1%였던 기준금리를 연 0~0.1% 수준으로 인상한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17년 만에 인상하는 거래요. 궁금해 찾아보니, 일본의 기준금리는 2007년 2월 이후 줄곧 인하됐고, 2016년 2월부터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기준금리와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A. 일본은행이 이번에 인상한 기준금리가 뭔지 이해하려면 먼저 '금리'를 알아야 해요. 사람들은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때 그 대가로 이자를 내거나 받아요. 이때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이자율' 또는 '금리'라고 합니다. 금리가 높으면 원금에 대한 이자가 커지고, 금리가 낮으면 원금에 대한 이자가 작아지는 거죠.

그렇다면 기준금리는 무엇일까요? 기준금리는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일반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사용되는 금리예요. 우리가 일반은행과 거래하듯이, 일반은행도 중앙은행에서 단기간 돈을 빌리고 또 돈을 맡길 수 있어요. 이때 일반은행이 빌리거나 맡긴 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기준금리라고 합니다.

일반 사람들이 기준금리를 접할 일은 거의 없어요. 그럼에도 기준금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기준금리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일반은행의 대출 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가 높으면 일반은행은 중앙은행에 이자를 많이 내고 돈을 빌려야 해요. 그러면 이자도 갚고 이윤도 내야 하는 일반은행은 사람들에게 기준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해줘야 해요. 반대로 기준금리가 낮으면, 일반은행이 중앙은행에 내야 하는 이자가 줄어들어요. 그럼 대출 금리도 낮아질 수 있는 거죠. 우리는 집이나 자동차를 살 때 돈이 부족하면 대출을 받아요. 대학 등록금을 내거나 생활비를 마련해야 할 때도 대출을 받죠. 살아가면서 대출을 받는 일이 꼭 생기다 보니, 대출 금리에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에 사람들이 주목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일본은 왜 기준금리를 0% 아래로 내린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해 왔을까요? 일본은 1990년대부터 경기 침체의 늪에 빠졌어요.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 부양 정책을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기준금리를 0%대로 설정하는 거였죠. 중앙은행이 아무런 이자도 받지 않고 일반은행들에 돈을 빌려준 겁니다. 그 덕에 일반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낮았고, 일반인과 기업도 거의 공짜로 돈을 빌릴 수 있었죠. 일본 정부는 이렇게 하면 기업과 사람들이 돈을 많이 빌려 시중에 돈이 풀리고, 그러면 경제에 활력이 돌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기준금리를 -0.1%로 내려요.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건, 일반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주는 대신 보관료를 받겠다는 뜻입니다. 중앙은행이 일반은행들에 돈을 많이 빌려줬는데 기업들이 대출을 받지 않으니, 일반은행들이 쓰지 못하게 된 돈을 다시 중앙은행에 그냥 맡겨뒀기 때문이죠. 이렇게 시작된 마이너스 금리가 8년간 지속됐던 거예요.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과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