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참전으로 평화 중요성 느낀 톨스토이 "모두가 전쟁 거부하면 평화 올 수 있어"
입력 : 2024.04.16 03:30
비폭력에 대하여
- ▲ 톨스토이가 비폭력과 평화를 주제로 쓴 수필 들을 엮은 책 ‘비폭력에 대하여’ 표지. /바다출판사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소설로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는 작가입니다. 하지만 소설뿐 아니라 교육과 예술, 종교, 평화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수필도 많이 남겼어요. 톨스토이는 형 니콜라이를 따라 1851년 군에 입대해 약 5년 뒤 제대했어요. 그는 군에 있을 때 크림전쟁(1853~1856년)에 참전했는데, 이때부터 비폭력과 평화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해요. 이후 벌어진 러일전쟁(1904~1905년)의 참상을 지켜보면서 비폭력·평화를 주제로 한 여러 편의 수필을 발표했어요. 그중에 '다시 생각하십시오!'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세기말' 등 세 편의 수필을 엮은 책이 바로 '비폭력에 대하여'입니다.
이 책에 담긴 수필 세 편에서 톨스토이는 러일전쟁을 한시라도 빨리 끝내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는 볼테르, 모파상, 노자, 파스칼, 칸트 등 여러 사상가가 이미 오래전부터 전쟁의 폐해와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사실을 다시 언급해요.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도 전쟁은 무용(無用)하다고 주장해요. 전쟁은 준비 과정부터 많은 사람의 불필요한 희생을 불러오기 때문이죠. 특히 젊은이들이 전쟁터에 나가 죽게 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어요. 톨스토이는 이를 경제적 손실과 연결해 다음과 같이 비판해요. "(전쟁을 일으키는) 그들은 전쟁 준비에 수십만 루블이나 되는 사람들의 노동이 무분별하고 무의미하게 소비되는 사실 외에도, 인생에 있어 생산적인 노동의 최적기에 있는 가장 왕성하고 힘센 수백만 명이 전쟁터에서 죽게 된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국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공통점은 소수의 사람들이 정부를 독차지하고 권력과 영토를 확장하려는 욕망을 표출한다고 톨스토이는 생각합니다. 어떤 이들은 전쟁이 필요악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죠. 전쟁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여러 사회적인 이유로 전쟁이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거예요. 하지만 톨스토이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 주장을 일축해요. "어쨌든 폭력에 기반을 둔 삶의 구조에 익숙해져서, 사람들은 정부 권력이 없는 공동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 심지어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자유로우며 형제애 가득한 삶의 이상을 정부의 권력, 즉 폭력을 통해 실현하고자 애쓴다."
폭력을 몰아내고 평화를 추구하는 건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요? 톨스토이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자리에서 전쟁을 거부하면 된다고 말해요. "국가의 수장이 전쟁 지도를, 병사가 전투를, 장관이 전쟁 수단 마련을, 기자가 전쟁 선동을 그만둔다면 새로운 제도, 시설, 정치의 균형, 재판 없이도 이 출구 없는 상태는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