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고대 이집트 땐 귤·레몬즙 섞어 머리 감아… 20세기 처음 전용 합성세제 개발
입력 : 2024.04.09 03:30
샴푸
- ▲ 무함마드가 브라이턴에서 운영한 증기탕 건물 모습. /위키피디아
머리 감는 세정제는 고대 이집트 때부터 사용됐어요. 이들은 비누에 귤, 레몬 등 시트러스(감귤류) 즙을 섞어서 머리를 감았는데, 시트러스 즙에 들어있는 구연산 성분이 머리카락에 낀 피지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과거 우리 조상들은 단오(음력 5월 5일)에 창포를 삶은 물로 머리를 감았어요. 창포에 들어있는 성분이 모발 손상을 치유하고 수분을 공급해 가려움증을 줄여줬대요. 인도에서는 계면활성제 성분이 있는 나무 열매와 허브 등을 넣고 끓여서 만든 추출물로 머리를 감았다고 합니다.
모발 세정제에 '샴푸'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영국의 식민지 개발과 관련 있어요.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하면서 인도인 중 영국이나 유럽으로 건너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 중 벵골 지역 출신인 딘 무함마드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는 동인도회사 소속 군대에서 근무했고, 자신의 지휘관과 함께 아일랜드로 이주했어요. 이후 무함마드는 잉글랜드로 건너갔고, 브라이턴에서 증기탕을 운영했어요. 증기탕에서 머리 감기와 마사지 서비스인 '참피(champi)'를 손님들에게 제공했는데, 이때 '참피'가 '샴푸'라는 말의 어원이 됐습니다. 무함마드의 인도식 마사지 서비스는 영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영국 곳곳에서 대중화되면서 '샴푸'라는 말이 퍼져나갔죠. 당시 증기탕에서 비누와 허브를 끓여서 만든 모발용 천연 세정제도 '샴푸'라고 불렀는데 이것이 오늘날 샴푸에 이르게 됐습니다.
머리카락 전용 합성세제가 나온 건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예요. 독일 베를린에서 작은 약국을 운영하던 한스 슈바츠코프가 1903년에 분말형 샴푸를 만들었습니다. 1회 분량 가루를 봉지에 담아서 팔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이 가루를 물에 녹여서 머리를 감았다고 해요. 이후 샴푸는 미국에서 더욱 발전한 제품들이 개발되면서 대중화됐어요. 20세기 초중반 미국의 샴푸 생산을 이끌었던 프록터앤드갬블(P&G) 회사가 지금도 샴푸와 여러 위생용품 생산을 주도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