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열매가 부채를 닮은 나무… 3월마다 꽃 축제 열려요
입력 : 2024.04.01 03:30
미선나무
- ▲ 매년 3~4월에 피는 미선나무 꽃(왼쪽). 부채를 닮은 미선나무 열매가 갈색으로 변한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미선나무는 물푸레나뭇과에 속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에요. 평균적으로 1m 높이로 자라지만, 때로는 2m까지 자라는 경우도 있답니다. 나무 껍질은 회색 또는 회백색을 띠고, 매끈한 편이에요. 3~4월에 피는 미선나무 꽃은 흰색, 분홍색 등 다양한 색을 띠고 있고 달콤한 향기가 나요. 꽃이 연한 황색으로 피면 상아미선, 분홍색으로 피면 분홍미선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흰색 꽃이 피어요. 미선나무는 열매 모양이 부채를 닮았어요. 그래서 미선나무라는 이름도 아름다운 부채라는 뜻의 '미선(美扇)' 또는 부채의 일종인 '미선(尾扇)'에서 유래했답니다.
충북 괴산군과 영동군, 전북 부안군에 있는 미선나무 자생지 5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어요. 이곳 외에도 북한산과 경기 여주, 경북 안동 등 국내 여러 곳에서도 미선나무가 자라고 있죠.
미선나무는 한국 식물학의 개척자로 불리는 정태현 박사가 1917년 충북 진천군에서 처음 발견했어요. 그로부터 2년 후인 1919년 일본인 학자 나카이 다케노신 박사가 식물학계에 처음 보고해 세상에 알려졌죠. 미선나무 종자는 1924년에 미국 하버드대 아널드 수목원으로, 미선나무 묘목은 1932년에 영국의 큐 왕립식물원으로 보내졌답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는 1937년과 1944년에 미선나무를 '우수한 정원 수목(Award of Garden Merit)' 등으로 선정해 상을 주기도 했답니다.
올해로 미선나무가 외국에 소개된 지 100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미선나무는 멸종위기종 중 하나예요. 미선나무가 처음 발견된 진천군의 자생지도 불법 채취로 훼손이 심해 1969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답니다. 이후 1998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미선나무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지켜야 할 식물 10종을 선정해 자생지 보전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어요. 외국에선 미선나무를 쉽게 보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자생지가 많이 남아있다고 해요.
충북 괴산군 칠성면 미선나무 마을에선 매년 3월쯤 '미선나무꽃축제'가 열려요. 17회를 맞은 올해 축제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열렸답니다. 앞으로도 미선나무가 우리에게 더욱 사랑받는 나무가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