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40] '언질'과 '언지'
입력 : 2024.03.27 03:30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언질을'입니다. 각종 기사를 검색해 보면 '언지를 줬다' '언지를 달라' '언지라도 해줬으면'과 같은 말이 무척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언질을 줬다' '언질을 달라' '언질이라도 해줬으면'으로 모두 고쳐 써야 합니다.
'언질(言質)'은 '나중에 꼬투리나 증거가 될 말 또는 앞으로 어찌할 것이라는 말'을 뜻해요. 예를 들면 '언질을 받아내다' '김 의원은 만날 때마다 공천해 주겠다는 언질을 비쳤다'와 같이 써요. 유의어로는 '약조' '언급'이 있어요. '언질을 잡다'는 '남의 말을 이용하여 자기가 할 말의 증거로 삼다', '언질을 주다'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앞으로의 일을 예측할 만한 단서를 제공하다'라는 관용구입니다. 흔히 잘못 쓰고 있는 '언지(言지)'는 '언질'의 비표준어입니다.
다른 한자어인 '언지(言地)'는 '언단(言端)'과 비슷한 말로 '말다툼을 일으키는 실마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잘 쓰이지 않는 말이에요. 또 '언지(言志)'는 '자기의 뜻을 이야기한다'는 뜻으로 '시(詩)'를 달리 이르는 문학 용어입니다.
<예문>
ㅡ이번에 그 사람을 만나면 꼭 언질을 잡도록 해라.
ㅡ그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언질은 애당초 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