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회사가 번 돈 일부를 주주에게 월급처럼 나눠줘요
입력 : 2024.03.14 03:30
배당주
- ▲ /일러스트=조선디자인팀 정다운
A. 여러 기업에서 대주주보다 소액주주에게 배당을 더 많이 하기로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어요. 배당주에 대해 알려면 먼저 주식, 배당이 뭔지부터 알아야 해요.
주식은 회사의 주인이라는 종이쪽지예요. 예를 들어 제가 AI(인공지능) 로봇을 개발해서 관련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데 돈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게 회사에 필요한 돈을 내달라고 하면서, 대신 주식을 주겠다고 하는 거예요. 주식을 사면서 회사에 돈을 낸 사람을 '주주'라고 해요. 주식을 많이 갖고 있을수록 회사에 돈을 많이 낸 것이고, 그만큼 회사에서 비중 높은 주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체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분'이라고 해요.
주식회사는 이렇게 주식을 발행해서 돈을 모은 회사예요. 주식 종이쪽지 1개를 1주라고 해요. 제 회사 이름으로 총 100주를 발행했는데, 저는 45주, 홍길동은 53주, 장길산과 임꺽정이 1주씩 샀다고 가정해 볼게요. 홍길동은 가장 많은 주식을 가졌고 가장 지분이 높은 '최대주주'예요. 장길산과 임꺽정은 상대적으로 지분이 낮은 주인이에요. '소액주주'라고 합니다.
그러면 주식회사가 버는 돈은 누구 것일까요? 정답은 '회사 것'입니다. 회사 주인, 즉 주주라고 해서 회삿돈을 맘껏 빼서 쓸 수 없어요. 회사 지분은 회사에 대한 소유권을 그만큼 나눠 가졌다는 뜻이지, 이익을 지분만큼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랍니다.
회사가 번 돈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주기로 결정한 것을 '배당'이라고 해요.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이 좋은 기업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는 회사는 번 돈을 나눠주지 않고 모았다가 새 공장을 짓는 등 설비 투자를 하며 회사를 키우는 게 나아요. 주주 입장에서도 회사가 더 성장을 하면 가진 주식의 가치가 올라가니 이득이죠.
기업 중에서 배당을 많이 주는 곳의 주식을 '배당주'라고 해요. 특히 최근 대주주보다는 소액주주에게 배당을 후하게 챙겨주기로 한 기업이 늘어났어요. 일반적인 개인 주식 투자자들은 보통 소액주주 입장이죠. 많은 사람이 배당주에 관심을 쏟고 있답니다.
배당주는 이미 잘 성장해서 자리 잡은 기업이 많아요. 앞서 말했듯 앞으로 성장하려는 기업은 배당하지 않고 돈을 모아 투자에 쓰니까요. 우리나라에선 큰 금융회사들이 배당을 많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주 기업은 마치 월급처럼 꼬박꼬박 배당을 주니, 배당주를 지닌 주주는 안정된 현금 흐름을 예상할 수 있어 좋아요. 대신 성장하는 기업이 아니니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득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점도 유의하세요.
50년 동안 매년 배당금을 늘려온 기업을 '배당왕', 25년간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온 기업을 '배당귀족'이라고 불러요. 대표적인 배당왕 기업은 코카콜라예요. 한번 올린 월급을 깎는 게 쉽지 않듯 배당도 깎기가 어려워요. 그런데도 꾸준히 배당을 늘릴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고, 여유 자금도 꽤 있다는 걸 의미해요. 내년에 회사 이익이 좀 덜 나더라도 내가 가진 돈을 빼서라도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을 때 가능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