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38] '무례한'과 '드잡이'

입력 : 2024.03.13 03:30
[예쁜 말 바른 말] [338] '무례한'과 '드잡이'
*한 시민 단체가 무뢰한 정치인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중요한 경기 전날 톱스타 두 선수가 드잡이하며 갈등을 빚었다.


위 기사문에 나온 '무뢰한'과 '드잡이' 중에서 잘못 쓰인 말을 골라 보세요. 정답은 '무뢰한'입니다. '무례하다'를 변형한 '무례한'이라고 써야 해요.

'무뢰한(無賴漢)'은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해요. 줄여서 '무뢰'라고도 해요. 발음이 비슷한 '무례(無禮)하다'는 태도나 말에 예의가 없음을 뜻하는데 의미상 차이가 있죠.

'드잡이'는 서로 머리나 멱살을 움켜잡고 싸우는 짓을 뜻하는 말이에요. 유의어는 '격투, 난투, 몸싸움' 등이 있어요. 예를 들면 '드잡이 싸움', 두 친구가 말다툼을 하다가 갑자기 드잡이하는 바람에 말릴 겨를이 없었다'와 같이 써요. 또 빚을 못 갚은 사람의 가마나 솥 따위를 떼어 가거나 세간을 가져가는 일을 뜻하지요. 예를 들면 '한때 드잡이를 당할 만큼 어려웠지만 성실하게 일해 극복했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드잽이' '디잽이'는 강원·충청 지역에서 쓰는 방언이고, 간혹 '뒤재비'를 쓰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비표준어랍니다. '드잡이'는 접두사 '드-'와 '잡-'이 결합한 '드잡-'과 접미사 '-이'가 결합한 것으로, 이와 관련된 '드잡다'는 '매우 세게 잡다'라는 뜻을 가진 북한어예요.

<예문>

­ㅡ일제는 창씨개명을 하지 않으면 무뢰한이라며 차별했다.

­ㅡ"젊은이와 드잡이하는 어르신을 보고도 말리지 않고 구경만 하다니, 어찌 그럴 수 있나?"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