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누명 쓰고 감옥에 갇힌 젊은 선원, 탈옥한 뒤 보물 찾아 복수해요

입력 : 2024.03.05 03:30

몬테크리스토 백작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를 그린 1888년판 삽화. /위키피디아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를 그린 1888년판 삽화. /위키피디아
"당테스는 감옥에 갇혀 잊히고 만 온갖 죄수들이 당해야 하는 불행의 단계를 모두 경험했다. 처음에 그는 오만하게 그것을 감당해 나갔다. 그것은 희망의 연속이며 또한 무죄를 믿고 있는 마음으로 가능했다. 이윽고 얼마 후에 자기가 정말 무죄인지 의심하게 되었다. 그것은 정신착란이라고 하던 소장의 생각에 꼭 들어맞은 셈이었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가 1845년 발표한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역사와 허구를 넘나들며 장대한 이야기를 펼쳐낸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아요. 이 작품은 대표작 '삼총사'로 이미 엄청난 명성을 얻고 있던 알렉상드르 뒤마에게 더욱 명성을 높여줬어요. 같은 시대를 살았던 위대한 작가 빅토르 위고는 그를 일러 "읽고자 하는 욕구를 창조해 내는 작가"라고 평가한 바 있어요. 출간 이후 지난 180년 가까이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연극과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되기도 했어요.

에드몽 당테스는 파라옹호에서 일하는 젊고 유능한 선원이에요. 바다 한가운데를 항해하던 중 선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요. 에드몽은 어두운 분위기에 빠진 파라옹호 사람들을 도와 무사히 귀항에 성공해요. 배의 주인인 모렐씨는 귀항에 공헌한 에드몽을 선장에 임명했어요. 그런데 스물한 살 젊은 에드몽이 선장이 되자 주변 몇몇 사람들이 시기했어요. 결국 그들은 에드몽이 나폴레옹의 첩자라는 누명을 씌워 당국에 고발해요. 아름다운 아가씨 메르세데스와 결혼을 앞두고 있던 에드몽은 그 길로 프랑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 앞바다에 있는 깊은 감옥에 갇히고 말아요.

죄도 없이 감옥에 갇힌 에드몽에게 유일한 위안은 공부였어요. 그는 사람들이 '미친 신부'라고 부르는 파리아에게서 정치와 역사를 비롯해 철학, 과학, 외국어 등을 배웠어요. 고령이었던 파리아 신부는 죽기 직전 에드몽에게 엄청난 재물이 숨겨진 몬테크리스토섬의 위치를 알려줘요. 14년 동안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탈옥을 시도하던 에드몽은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밤, 시신을 담는 자루에 몸을 숨기고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해요. 에드몽은 먼저 몬테크리스토섬에서 보물을 찾은 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바꾸고 프랑스 수도 파리로 돌아가요.

깊이 있는 교양에 부유한 재산까지 갖춘 에드몽은 파리의 귀족들 사이에서 인정받으면서 안정된 삶을 되찾아요. 그러나 남은 일은 자신을 모함했던 사람들을 철저히 응징하는 것이었어요. 자신을 모함하는 일을 주도한 당글라르, 정치적 야심 때문에 에드몽을 기소했던 비열한 검사장 빌포르, 메르세데스를 짝사랑한 나머지 모함 모의에 동참했던 페르낭 등을 향해 치밀한 복수를 시작하죠.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복수를 기본 소재로 삼고 있지만, 다양한 인물을 통해 인간 본성과 사회정의에 대한 다양한 물음을 던져주는 고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