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오스만의 미켈란젤로' 불린 건축가… 모스크 92곳 포함 374곳 설계했죠
입력 : 2024.01.30 03:30
미마르 시난
- ▲ 미마르 시난이 1574년 지은 ‘셀리미예 모스크’. 장대하고 아름다운 외형과 공학적인 안정성에서 결국 아야 소피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아요. /위키피디아
거대한 돔을 지닌 아야 소피아에 영향을 받아 그에 필적하는 모스크를 처음 만든 주인공이 오스만제국의 천재 건축가, 미마르 시난(1489~1588)입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그를 두고 '오스만의 미켈란젤로'라고 불렀어요. 시난은 동방정교회를 믿던 그리스인 석공의 아들로 태어나 이슬람교로 개종해 오스만 군대에서 요새 등 군사 시설을 만들며 건축 경험을 쌓았어요. 1539년 수석 궁정 건축가로 임명되면서 약 50년 동안 각종 공공시설 설계를 주도해요. 모스크 92곳을 포함해 최소 374곳을 지었다고 해요.
시난은 오스만제국에서 유행한 종교 복합 단지 '퀼리예'의 전형을 만들었어요. 퀼리예는 모스크 주위에 학교, 목욕탕, 빈민 구제소, 병원 등 생활 시설을 함께 지은 복합 단지예요. 퀼리예의 본격적인 시발점은 1548년 시난이 지은 '셰흐자데 모스크'입니다. 기도실 건물 외벽에 돔을 바로 올리던 관행에서 벗어나 내부 기둥 4개로 돔 지붕을 지지하며 건물의 안정성을 높였어요. 덕분에 외벽이 얇아지고, 창문이 늘어나자 더 많은 빛이 내부를 밝혔죠. 안뜰에는 복합 시설을 뒀고, 두 시설을 분리하기 위해 기도실과의 경계 양끝에는 높은 첨탑을 세웠고요. 시난의 디자인은 19세기까지 제국 곳곳에서 반복됐답니다.
1550년 시난은 '술레마니예 모스크'를 지어요. 제국의 전성기를 이끈 술레이만 대제가 의뢰해 지었는데, 그 장대한 모습이 일품이에요. 이스탄불 언덕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모습에서 당시 대제의 권세를 알 수 있답니다. 시난은 모스크에서 모든 사람이 탁 트인 공간에서 기도할 수 있길 원했어요. 그래서 아야 소피아만큼 거대한 돔을 만들어 그 아래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도록 하려 했죠. 1574년 시난이 제국의 옛 수도인 에디르네에 완공한 '셀리미예 모스크'에서는 드디어 아야 소피아의 돔과 크기가 비등해졌습니다. 지지하는 기둥을 4개에서 8개를 늘려 안정성을 늘린 덕분이죠. 이 모스크는 장대하고 아름다운 외형과 공학적인 완결성 덕분에 201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