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자국 화폐 맡기고 상대국 화폐나 달러 빌려… 외화 '비상금'

입력 : 2024.01.18 03:30

통화 스와프

지난해 6월 일본 재무성에서 한일 통화 스와프를 복원하기로 합의한 추경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쁻이치 일본 재무상이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어요. /기획재정부
지난해 6월 일본 재무성에서 한일 통화 스와프를 복원하기로 합의한 추경호(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스즈키 쁻이치 일본 재무상이 악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어요. /기획재정부
Q. 일본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8년 만에 재개했다는 뉴스를 봤어요. '통화 스와프'란 게 뭐고,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나요?

A. 작년 12월 1일 한국은행과 일본은행이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어요. '통화(通貨)'는 유통되는 화폐라는 뜻으로, 즉 '돈'이에요. '스와프(swap)'는 '바꾼다'란 의미입니다. 통화 스와프 계약을 두 나라 간에 맺으면, 필요할 때 자국의 화폐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의 화폐 또는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습니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빌려왔던 환율로 원금과 이자를 자국의 돈과 다시 교환하고요.

어떤 경우에 양국 간의 화폐를 교환하는 게 필요할까요? 경제 위기 상황이 오면 갑자기 외화가 부족해질 수 있는데, 이럴 때 유용해요. 대표적인 예가 1997년 말 외환 위기예요. 당시 외화가 급격히 해외로 빠져나갔는데 당장 외국에 갚아야 할 외화 빚이 많아 외환 위기를 겪게 됐거든요. 이럴 때 통화 스와프 계약을 통해 외화를 빌려와 외국 빚을 갚으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거죠.

통화 스와프 계약은 그 자체로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돼요. 먼저 외화 비상금이 더 늘어나는 셈이에요. 또 우리나라가 외국 빚을 안정적으로 갚을 수 있다는 신뢰가 생기기 때문에, 우리가 해외 거래를 하기 수월해지죠. 우리나라는 양국 간 통화 스와프를 총 여덟 나라와 맺고 있답니다. 일본 외에도 캐나다, 중국, 스위스, 인도네시아, 호주, 말레이시아, 튀르키예 등입니다.

이번에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계약은 '미국 달러화 베이스'로 이뤄졌어요. 우리나라는 일본에 우리 돈인 원화를 맡기고 일본에서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일본도 우리나라에 일본 돈인 엔화를 맡기고 우리에게서 달러화를 빌려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원화를 엔화가 아닌 달러화로 바꾸기로 한 이유가 뭘까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엔화나 원화가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위험보다는 달러화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입니다. 국제 무역할 때 달러화로 대금을 결제하는 비중이 크고, 외국과 자본 거래 시에도 달러화를 많이 사용하거든요.

우리나라는 일본과 2001년 7월 20억달러 규모로 처음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고, 2011년 말에는 700억달러 규모로 확대했었어요. 그런데 한일 관계가 안 좋아지면서 그 규모가 줄어들었고, 2015년 2월 계약이 끝났었죠. 이후 8년 만에 통화 스와프 계약을 다시 맺은 거예요. 이번 통화 스와프는 100억달러 규모입니다. 통화 스와프는 외화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의미뿐 아니라, 양국 간의 금융 협력 관계가 강화된다는 의미도 가져요. 앞으로 한일 통화 스와프 협정을 계기로 양국 간의 경제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면 좋겠네요.



김나영 서울 양정중 사회과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