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仁은 남을 사랑하는 것" "아는 것이 힘" 공자·베이컨 등 13명의 사상 담았어요
입력 : 2024.01.18 03:30
딱 한마디 철학사
공자는 동양을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교육가, 정치가예요. 그의 가르침을 담은 책 '논어'엔 훌륭한 인간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 담겨 있죠. 공자의 사상은 지난 2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의 문화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공자는 '인(仁)'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어요. 인(仁)이란, '어질다', '자애롭다', '인자하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인데요, 논어에서 여러 개념 중 가장 많은 109번씩이나 등장한다고 해요. 공자가 '인(仁)'을 이렇게 여러 번 거론하며 강조한 이유가 뭘까요?
현직 초등학교 교사이기도 한 저자는 공자의 철학을 초등학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요. "인은 남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이 논어에 나와요. 공자가 제자 번지에게 해준 말인데요, 저자는 이 문장이 바로 공자가 생각한 인의 정의라고 설명합니다. 인이란 거창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부모님께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하고 친구를 믿음으로 대하는 것 모두가 인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공자 사상의 핵심을 간단하면서도 흥미롭게 알려주네요.
이 책에는 공자뿐 아니라 동서양의 철학자 열세 사람의 사상을 술술 풀어내요. 이름만 봐도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서양 철학자도 서로 하는 고민이 이어진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기원전 400년 사람인 소크라테스는 골똘히 생각하며 지혜를 찾다가 결국 "나는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해요. 그런데 기원후 1600년에 살던 데카르트도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해보니 확실한 건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것뿐이었대요. 반면 데카르트와 거의 동시대 사람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다네요.
비슷한 고민을 두고 빙글빙글 도는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결론을 내린 것이 재미있지 않나요? 그래서 100년 전 영국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모든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풀이에 불과하다"고 했나 봐요. 플라톤은 누구냐고요? 소크라테스의 제자인데, 우리는 올바름을 모르고 살아가는 "동굴에 갇힌 죄수"라고 무섭게 얘기했대요.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시대 철학자 율곡 이이가 등장해요. 그는 '격몽요결'이라는 책을 통해 사람이 태어나 공부하지 않으면 마음이 막혀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어요. 율곡 이이와 플라톤은 또 무슨 사이일지 궁금하군요. 철학자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모두 동화처럼 구성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에요. 철학이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인지 미처 몰랐네요.